갖은 비리로 얼룩진 수영계 이번엔 육성지원비 횡령 의혹

입력 2016-03-02 21:19
국가대표 선발 청탁, 일감 몰아주기, 원정도박 등 갖은 비리가 불거진 수영계에 ‘우수선수 육성지원비’ 횡령 정황까지 포착됐다. 수영계 비리 수사를 확대 중인 검찰은 제기되는 의혹들을 모두 세심하게 살핀다는 입장이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2일 전남 목포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수구(水球) 코치 이모(48) 대한수영연맹 이사를 체포하고 전남체육회와 전남수영연맹을 압수수색했다. 전남수영연맹 전무이사로도 일하는 이씨는 전남수영연맹 소속 우수 선수들에게 지급될 국고보조금을 최소 수천만원 착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날 압수수색은 전남체육회가 지급해온 우수선수 육성지원비 관련 자료에 집중됐다. 검찰은 2010년 이후 연간 육성지원비 집행내역 일체를 확보했다. 지원비가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집행됐는지, 해당 선수에게 실제 지급이 이뤄졌는지 등을 조사할 계획이다.

각 경기단체장이 관리하는 우수선수들은 전국체육대회 성적 등에 따라 매달 체육회 예산에서 육성지원비를 지급받는다. 전국체육대회 금메달 입상선수의 경우 연간 5000만원가량을 지원받는다. 입상 실적이 없더라도 경기단체장 추천에 따라 우수선수로 선정되기도 한다. 지난해 전남수영연맹 소속들에게 지급된 우수선수 육성지원비는 6억∼7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전남 지역 수구 선수들에게 전남체육회가 연 3000만원∼4000만원가량의 육성지원비를 지급해온 사실을 확인하고 이씨가 지원금 집행에 개입했는지 여부를 확인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2004년부터 코치로서 수구 국가대표 상비군을 이끌어 왔다. 검찰은 이씨가 선수들에게 갈 자금을 횡령해 대한수영연맹 고위 간부 등 윗선에 건넸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