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니 샌더스(사진) 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가 일으킨 ‘아웃사이더 돌풍’이 슈퍼 화요일 경선을 기점으로 꺾인 모양새다. 같은 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와 같은 폭넓은 지지층을 확보하지 못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CNN방송 등은 1일(현지시간) 치러진 경선에서 경쟁자인 클린턴이 슈퍼 화요일을 마음껏 누린 것과 달리 샌더스는 콜로라도 오클라호마 미네소타 등 3개주와 자신의 지역구인 버몬트주 등 총 4개 지역을 손에 넣었다고 보도했다. 샌더스는 이날 버몬트주 유세에서 “이 선거운동은 단지 대통령을 뽑기 위한 것이 아니라 미국을 변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샌더스는 버몬트주에선 예상대로 압승을 거뒀다. 당초 버몬트주를 제외하고는 승리를 확신할 수 없다는 전망에 비해선 선전했다는 분석도 있다. 오는 15일 미니 슈퍼 화요일 승부도 남아있다. 하지만 미 언론들은 이날 기세가 한풀 꺾인 샌더스에게 남은 길은 ‘가시밭길’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샌더스 열풍이 사그라든 데는 그가 기본적으로 민주당 내 지지기반이 넓지 않은 데다 노년층 및 소수인종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지 못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그의 유세장에 모인 사람들은 기성정치에 도전하는 샌더스의 ‘정치혁명’에 열광했지만 ‘불균형적으로’ 백인이 대부분이었다. 클린턴의 전국적인 지명도와 유색인구의 탄탄한 지지율에 맞서기에는 기반이 너무 좁았다는 것이다.
슈퍼 화요일에 자신의 한계를 느꼈지만 샌더스는 대선 레이스를 계속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샌더스는 지지자들에게 “유권자들이 내게 할 이야기가 있는 한 이 레이스에 머물겠다”고 약속했다. 소액모금 운동을 통해 넉넉한 자금도 갖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모 엘레이시 조지타운대 정치·공공정책연구원장은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샌더스는 자신이 원하는 만큼 이 레이스에 머물 수 있지만 특정 시점에 가서는 자신이 뭘 원하는지 자문해야 할 것”이라며 “그가 대선 후보가 되는 길은 곡예줄처럼 좁다”고 말했다. 이어 “문제는 클린턴이 무너질 때까지 기다릴지 스스로 결정하는 일”이라고 덧붙였다.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샌더스 돌풍, 일단 멈춤
입력 2016-03-02 2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