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경선 후보자 확정을 위한 지역심사에 돌입하면서 이한구(사진) 공관위원장의 칼날이 얼마나 매서울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당내에서는 ‘살생부설’ 파동 여파로 “상식에서 벗어난 탈락자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과 “깜짝 놀랄 만한 인물의 공천 배제도 가능하다”는 전망이 팽팽하게 부딪히는 양상이다. 전자는 비박(비박근혜)계에서, 후자는 친박(친박근혜)계에서 주로 언급된다. 조만간 발표될 경선지와 대상자 결과를 놓고 언제든 계파 갈등이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박종희 제2사무부총장은 2일 오전 기자들과 만나 “면접을 본 후보자들을 중심으로 각종 제보가 들어온 것과 사전 여론조사 결과 등을 검토하고 있다”며 “현역 의원들 중에서 사전 여론조사를 했는데 다른 경쟁자들보다 현격히 지지율이 낮다면 당연히 볼 것도 없이 아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새누리당 지지도에 못 미치는 현역의원들도 (컷오프 대상이 될 수 있는지) 고민해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친박계는 살생부설 파동으로 이 위원장이 ‘힘’을 얻은 만큼 사실상 일정 부분의 현역 컷오프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친박 중진 유기준 의원은 오전 라디오 인터뷰에서 경선 컷오프 대상에 현역이 포함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럴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그는 “이 위원장이 17개 시·도별로 최대 3곳을 우선 추천해 여성, 장애인, 청년 등 정치적 소수자를 배려하겠다는 원칙을 발표한 적이 있다”며 “그러려면 선행되는 것이 그런(컷오프) 작업이지 않겠느냐”고 설명했다. 물갈이 규모에 대해서도 “상당 폭이라는 표현은 그렇지만, 일부에 대해 그런 것이 있을 것”이라며 “우선추천지역이라든지 단수추천을 활용해 국민적 기대에 부응하는 것은 필요하다”고 했다.
친박 핵심 김재원 의원은 “당대표가 도장을 찍지 못할 정도의 공천이 이뤄진다면 우리 당이 망한 것”이라며 “(우선추천지역 등은) 합리적인 의사결정 과정을 통해서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이 위원장의 결정에 신뢰를 보내야 한다는 뜻이다.
반면 비박계 일부 의원들은 이 위원장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다. 전날 이 위원장이 공관위 전체회의를 돌연 취소한 것을 두고도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한 의원은 “이 위원장이 공관위를 독단적으로 운영하려 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전했다. 다른 의원은 “김 대표가 사과한 것도 선거를 책임지는 입장에서 더 이상 분란을 막자는 차원”이라며 “(공관위가) 상향식 공천 원칙을 훼손할 경우 언제든 제동을 걸 수 있다는 메시지도 담긴 것”이라고 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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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02 21: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