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협·전인대 ‘양회’ 개막] 中 향후 5년 청사진 ‘13·5계획’ 확정… 국방예산, 20∼30% 급증 전망

입력 2016-03-02 21:46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2일 중국 당국이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공식 기자회견을 개최해 이번 회의 관련 현안을 언론에 소개했다.신화뉴시스

중국 최대의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와 전국인민대표대회)가 3일 개막한다. 3일 정책자문기구인 정협에 이어 5일 우리의 국회에 해당하는 전인대가 개막하면서 베이징 당국은 경계를 강화하면서 막바지 양회 준비에 바쁘다.

◇베이징 경계 삼엄, ‘양회 블루’는 없을 듯…‘상팡’ 막는 지방 ‘제팡’ 조직 베이징에 미리 주둔=지난해에는 양회 개막일에 맞춰 스모그가 사라지고 푸른 하늘을 볼 수 있어서 ‘양회 블루’라는 말이 유행했다. 하지만 올해는 반대로 양회를 앞두고 한동안 지속되던 맑은 하늘에 스모그가 몰려들고 있다. 2일 베이징의 PM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먼지) 농도는 200㎍/㎥ 이상을 기록했고 스모그는 4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양회가 열리는 인민대회당 부근의 천안문 광장과 창안제 등 주요 도로 곳곳에는 경비 초소가 세워졌다.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던 테러진압 차량까지 등장했다. 베이징으로 진입하는 차량들은 네 차례 검문·검색을 통과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베이징시 공안당국은 “1∼16일 베이징 행정구역 내에서는 그 어떤 기업이나 조직, 개인도 각종 비행 활동을 할 수 없다”면서 드론 등 소형 비행물체를 띄우는 행위를 전면 금지했다.

보통 양회 때는 지방 정부의 민원 처리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이 베이징을 찾아 직접 민원을 내는 ‘상팡(上訪)’이 유행한다. 하지만 이미 상팡을 저지하는 각 지방 공무원들의 ‘제팡(截訪)’ 조직이 시내 각지와 공항 등 인근 호텔에 분산돼 진을 치고 있다고 홍콩 명보는 전했다.

◇향후 5년 경제계획 확정, 국방비 증가율 관심…‘시진핑=핵심’ 공식화될 듯=이번 양회의 중요한 목적은 올해부터 2020년까지 향후 5년간의 중국 청사진을 담은 ‘국민경제와 사회발전을 위한 제13차 5개년 계획(13·5계획)'을 확정하는 것이다. 중국 지도부는 13·5계획 기간이 끝나는 2020년 전면적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리는 상태) 사회를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바로 시 주석이 말한 ‘중국의 꿈(中國夢)’이다.

리커창 총리는 5일 전인대 개막에 맞춰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경제성장률 목표치와 국방예산 규모를 발표하게 된다. 경제성장률은 6%대로 낮춰 중속 성장시대를 선언할 것으로 보인다. 몇 년째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한 국방예산은 올해 20∼30% 대폭 증가할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중국 언론들이 전망하는 이번 양회의 키워드는 ‘공급측면의 개혁’이다. 리 총리는 최근 제이컵 루 미국 재무장관을 만나 “과포화된 철강·석탄 산업에 대한 고통스러운 개혁 작업을 지속적으로 펼쳐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가 앞으로 2∼3년 동안 과잉생산과 환경오염을 해소하기 위해 500만∼600만명을 구조조정할 계획”이라며 “조정 비용으로 1500억 위안(약 28조1025억원)의 기금을 사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많은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이번 양회를 통해 1인 독주 체제를 굳힐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 초부터 중국 관영 매체를 통해 자주 등장한 표현은 ‘시 주석=공산당 영도(지도) 핵심’이다. 이번 양회에서는 시 주석이 최고지도부를 구성하는 여러 상무위원 가운데 한 명이 아니라 ‘지도부의 핵심’이라는 공식 선언이 예상된다. 내년 제19차 공산당 전국대표대회(19차 당대회)를 계기로 이뤄질 지도부 개편에 맞춰 시 주석이 마음에 둔 ‘뉴 페이스’가 새롭게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

베이징=맹경환 특파원 khmae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