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에 이어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과 관련된 비리도 불거져 파문이 일고 있다.
영국 언론 BBC, 가디언 등은 2일(한국시간) 프랑스 검찰이 2016년과 2020년 하계올림픽 개최지 선정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이라고 보도했다. 라민 디악(세네갈·사진) 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의 부패 혐의를 수사하던 프랑스 검찰은 이 같은 의혹을 포착했다. 지난해 11월 디악 전 회장을 뇌물수수 및 돈세탁 혐의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또 이번 의혹에 연루된 그의 아들 파파 마사타 디악 전 IAAF 마케팅 고문을 수배했다.
가디언은 마사타 디악 전 고문이 2008년 카타르의 한 관료에게 보낸 것으로 추정되는 이메일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그가 당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6명에게 보낼 ‘선물’을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2008년 카타르는 2016년 올림픽 유치에 도전했다. 이메일에 이름이 이니셜로 언급된 6명의 IOC 위원들은 모나코에 있는 특별보좌관을 통해 ‘선물’을 전달받고 싶다고 요청했는데, 특별보좌관은 디악 전 회장을 가리킨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2013년 일본 도쿄가 2020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되는 과정에서도 비리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최근 공개된 세계반도핑기구(WADA) 보고서에 따르면 터키 이스탄불을 지지했던 디악 전 회장은 일본의 한 후원자가 IAAF와 후원 계약을 체결한 이후 지지 도시를 도쿄로 바꾼 것으로 드러났다. 마이니치신문은 지난달 이 보고서를 인용해 일본 측이 IAAF에 400만∼500만 달러(49억∼61억원)의 협찬금을 줬다고 밝혔다.
가디언이 지난해 공개한 다른 이메일에서도 2011년 디악 전 고문은 2017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유치와 관련해 카타르 도하 측에 500만 달러를 요구했다. 프랑스 검찰은 2017년(영국 런던), 2019년(카타르 도하), 2021년(미국 유진) 세계육상선수권 개최지 선정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디악 전 회장은 IAAF 비리의 몸통으로 꼽힌다. 세네갈의 멀리뛰기 선수였던 디악 전 회장은 1991년 IAAF 부회장으로 선임됐고 1999년 전임 회장인 프리모 네비올로(이탈리아)가 심장마비로 사망하자 회장으로 추대됐다.
그는 IAAF를 사유화해 ‘복마전’으로 타락시켰다. 러시아 육상의 조직적인 금지약물 복용 은폐 주범으로 비난받고 있으며 2011년 러시아로부터 150만 유로(20억원)를 받은 정황이 드러나기도 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올림픽 개최지 선정도 ‘악취’… 영국 언론 “佛 검찰, 비리 수사 중”
입력 2016-03-02 1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