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 제주 남방서 기동훈련] WMD 의심선박 포착… 출동 50분 만에 차단

입력 2016-03-02 22:04
해군 특수전전단(UDT/SEAL) 대원들이 2일 제주 남방 해역에서 실시된 대량살상무기(WMD) 수송 선박 차단 및 해상교통로 보호 훈련에서 고속단정을 타고 WMD 적재 의심 선박에 접근, 승선하려 하고 있다. 이번 훈련에는 제주 민군복합관광미항(제주 해군기지)에 배치된 해군 제7기동전단과 잠수함 및 항공 전력이 대거 참가했다. 해군 제공
4400t급 구축함인 문무대왕함이 2일 제주 남방 해역에서 실시된 대량살상무기(WMD) 수송선박 차단 및 해상교통로 보호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제주 민군복합관광미항(제주 해군기지) 인근 바다를 지나고 있다. 뒤쪽으로 한라산이 보인다. 해군 제공
해군이 2일 제주 남방해역에서 대량살상무기(WMD) 수송을 저지하기 위한 해양차단작전과 해상교통로 보호 훈련을 실시했다. 이번 훈련은 지난달 26일 제주 민군복합관광미항(제주해군기지) 준공을 계기로 우리나라 해상물동량의 90% 이상이 통과하는 이 해역 보호를 위해서다. 제주해군기지에 배치된 7기동전단과 잠수함, 항공전력이 훈련에 참여했다. 특히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결의안 표결을 앞두고 실시돼 훈련은 어느 때보다 팽팽한 긴장감이 감돌았다.

훈련은 WMD 적재가 의심되는 선박을 차단하는 작전과 적 잠수함 침입에 대응하는 대잠훈련으로 나눠 실시됐다. 오전 10시 제주해군기지 7전단 상황실에 우리 해역을 통과하려는 선박 가운데 한 척이 미사일부품 등 WMD 관련 물품을 실은 것 같다는 신호가 울렸고, 즉각 링스 해상작전헬기가 출동했다. 정찰임무를 수행 중이던 이지스함 서애류성룡함(7500t급)과 구축함 문무대왕함(4400t급), 유도탄 고속함 한문식함(PKO)에 차단명령이 전달됐다. 해경함정도 출동했다. 함정들은 의심 선박을 발견하자 정지명령을 내리고 항해로를 차단했다. 한문식함에서 내려온 고속단정이 쏜살같이 의심 선박에 접근했고, 링스헬기는 고속단정에 탄 검색요원들이 안전하게 승선하도록 엄호작전을 펼쳤다.

요원들은 선박을 구석구석 점검했다. WMD 적재 의심 선박의 우리해역 통과 기도를 포착한 지 50여분 만에 해양차단작전훈련은 끝났다.

곧이어 적 잠수함 침투 저지 훈련이 시작됐다. 미식별 잠수함이 후방침투를 시도한다는 정보가 7전단상황실에 접수되자, 이번에도 링스헬기와 잠수함을 추적하는 해상초계기 P-3가 긴급 출격했다. 훈련 중이던 함정들도 미식별 잠수함이 있는 해역으로 이동했다. 링스헬기와 P-3기의 탐색결과 북한 잠수함으로 밝혀지자, 209급(1200t급) 잠수함 박위함이 적 잠수함 도주로를 차단하고 우리 해군 다른 함정들은 공격태세를 갖춘 뒤 경고통신을 보냈다. 발각된 것을 알게 된 적 잠수함은 물 위로 올라왔다. 적 잠수함은 해군의 통제를 받으며 해군기지로 이동했다.

훈련을 지휘한 72전대장 양민수 대령은 “제주 민군복합항 준공 이후 처음 실시된 이번 훈련을 통해 제주기지가 유사시 신속한 전개가 가능한 전략적 요충지임을 확인했다”며 “해양주권사수와 남방해상교통로 보호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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