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태정치, 불륜정치, 꼼수, 총선 망령….’
새누리당은 2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의 야권 통합 제안에 대해 일제히 저주를 퍼부었다. 이번 제안이 총선에서 격전지인 수도권 등에서 야권 후보 연대 움직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선제적으로 명분 깎아내리기에 나선 것이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더민주 김 대표의 제안에 대해 “(더민주와 국민의당이) 통합을 하려면 왜 헤어졌는지 모르겠다”면서 “구태정치가 또 살아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한술 더 떠 ‘고질적인 불륜정치’라고 폄하했다. 그는 국회 브리핑을 통해 “야권의 야합은 정당정치의 기본을 무시한, 오직 선거만을 위한 권력용 연대일 뿐”이라며 “새누리당은 비겁한 선거용 꼼수가 아닌 정도를 걷겠다”고 말했다.
더민주의 통합 제안을 보는 여권 내 시각은 크게 둘로 갈렸다. 우선 총선 참패 위기에 몰린 제1야당인 더민주의 ‘책임 떠넘기기’라는 분석이 많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텃밭인 호남에서도 더민주 탈당파가 주축이 된 국민의당과의 경쟁에서 불리해지자 선제 통합 제안을 통해 돌파구 찾기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반면 여권 일각에선 야권 분열 구도에서 쉽게 총선 승리를 거머쥘 수 있다는 전망이 빗나갈 수 있다며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에 새누리당은 야권 통합이나 후보 단일화의 정략적인 면을 부각시키는 여론전에 집중했다.
조원진 원내수석부대표는 “총선 때마다 나오는 망령이 20대 총선에서 또 나오겠다”며 “지난 총선 때 한명숙 대표의 통합민주당과 이정희 대표의 통합진보당이 야권 통합을 했다. 그 결과 운동권, 좌파가 (국회에) 들어오게 된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필리버스터는) 결국 좌파들이 대한민국 발전을 가로막는 행위를 하는 것”이라며 “필리버스터에 나온 분들을 기억하라. 그들이 어떤 말을 했는지, 어떤 사상을 갖고 있는지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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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02 21: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