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미사일 공장 시찰 ‘무력 시위’… 안보리 결의안 채택 앞두고 핵·미사일 개발 의지 시사

입력 2016-03-02 22:04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북한 남포시 소재 태성기계공장을 시찰하며 공장 책임자에게 지시하는 사진을 북한 노동신문이 2일 게재했다. 이 공장은 북한의 주요 미사일 생산기지 중 하나다. 뉴시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초강경’ 대북제재 결의안 채택이 초읽기에 돌입한 가운데,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주요 미사일 생산기지 중 하나인 태성기계공장을 시찰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일 보도했다. 김 제1비서의 이번 시찰은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아랑곳없이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 행보를 멈추지 않겠다는 일종의 ‘무력시위’로 해석된다.

중앙통신은 “김정은 동지가 태성기계공장을 현지지도하고 공장 현대화에 나서는 강령적인 과업들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김 제1비서는 현지지도 과정에서 “태성공장은 우리나라 기계제작 공업부문의 맏아들 공장, 선각자 공장, 핵심 공장”이라며 “공장을 현대화함으로써 우리나라 기계제작 공업발전의 새로운 도약대를 마련하자”고 말했다.

이어 이 공장과 부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인연을 언급하며 “세계적인 최첨단 기계제작 기지로 만들자는 것이 당 중앙의 의도”라고 했다.

태성기계공장은 김 국방위원장이 2011년 사망하기 직전 후계자 신분이던 김 제1비서와 함께 현지시찰을 했던 곳이다.

한편 북한 당국이 주민들에게 ‘전투 준비태세’에 돌입하라고 지시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이 전했다. RFA는 함경북도 소식통을 인용해 “긴장된 정세에 맞게 전투 준비태세에 돌입하라는 중앙의 지시가 각 도 기관과 기업에 하달됐다”며 “지난달 20일부터 청진시내 모든 직장 성원들이 적위대복(노농적위대원 복장)을 입고 출근하라는 지시가 내렸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미군이 수뇌부를 칠 것이니 결사 보위하라는 게 지시의 핵심 내용”이라며 “대부분 주민이 정말 전쟁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에 싸여 있다”고 했다고 방송은 전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