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화끈하게 지갑 열었더니… 서울, 전성기 2012시즌보다 강해졌다

입력 2016-03-03 04:04
FC 서울의 전성기는 2012시즌이었다. 당시 ‘데몰리션(데얀+몰리나)’은 최전방에서 가공할 파괴력을 발휘했고, 하대성과 아디는 각각 허리와 후방을 든든히 지켰다. 서울은 이들을 앞세워 리그 정상에 올랐다. 4년 후 서울은 더욱 강해진 모습으로 돌아왔다. 팀에 꼭 필요한 선수들을 영입한 덕분이다.

서울은 지난겨울 이적시장에서 화끈하게 지갑을 열었다. 가장 눈길을 끈 선수는 2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온 데얀. K리그 득점왕 3연패(2011∼2013년)에 빛나는 데얀은 더욱 노련해졌다. 데얀이 최전방과 중원을 넘나들며 상대 수비수들을 몰고 다니자 아드리아노에게 득점 기회가 많이 나고 있다. 아드리아노는 지난달 23일 부리람 유나이티드와의 201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F조 조별리그 1차전(서울 6대 0 승)에서 4골을 몰아친 데 이어 1일 산프레체 히로시마와의 2차전(4대 1 승)에선 3골을 터뜨렸다. 지난 시즌 상대의 집중 견제를 받던 아드리아노는 데얀 덕분에 맘껏 그라운드를 휘저을 것으로 보인다.

포항 스틸러스에서 온 수비형 미드필더 신진호는 ACL 1, 2차전을 통해 공수 조율 능력을 입증했다. 히로시마전에선 날카로운 킥과 패스로 3골에 관여했다. 이번 시즌 인천을 떠나 합류한 골키퍼 유현과 포항 출신 공격수 조찬호, 부산 아이파크에서 성장한 미드필더 주세종, 전북 현대에서 이적한 수비수 정인환도 모두 K리그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알짜들이다. 서울은 과감한 전력 보강으로 공격은 물론 허리와 수비의 짜임새에서도 2012시즌을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1, 2차전에서 같은 선발 명단을 꾸렸는데, 11명 가운데 5명이 새 얼굴이었다. 하지만 서울은 조직력에서 문제점을 드러내지 않았다. 오히려 공격과 수비 모두 안정적이었다.

적재적소에 필요한 선수들을 영입해 단시일에 하나로 묶은 최 감독의 용병술은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 ‘독수리’의 힘에 ‘여우’의 꾀도 갖춘 최 감독이야말로 서울의 핵심 전력이다.

김태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