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손에 들어오는 진공음압장치 ‘피코’

입력 2016-03-06 17:45

진공음압장치(NPWT)는 병원에서 상처 치유를 촉진하기 위해 사용하는 드레싱의 한 종류로, 당뇨성 궤양과 만성욕창 등 회복이 어려운 중증 상처에 주로 사용되는 의료기기다.

일반 드레싱이 습윤환경을 제공해 상처 치유를 돕든 수동적 역할을 하는 것과 달리, 진공음압장치는 능동적으로 상처 치료를 촉진한다. 진공음압장치의 원리는 상처 부위에 부항을 뜨는 것과 같다. 음압을 걸어 피와 진물 등 삼출물을 흡입하고 상처 부위의 혈액 순환을 촉진시켜 상처가 빠르게 낫도록 유도한다. 1990년대 처음 등장한 진공음압장치는 2013년 기준 15억 달러 규모 시장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진공음압장치는 상처를 덮는 폼 드레싱과 음압을 생성하는 펌프, 삼출물을 저장하는 물통으로 구성돼 부피가 커 휴대가 불가능하다. 진공음압장치를 이용하는 중에는 퇴원은 물론 일상적 이동조차 쉽지 않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 된 제품이 스미스앤드네퓨의 피코(PICO·사진)다. 2012년 처음 선보인 피코는 한 손에 들어오는 크기의 펌프와 폼 드레싱만으로 구성돼 있다. 기존 진공음압장치의 물통을 과감하게 없앴다. 4개 층으로 구성된 특수한 드레싱이 특징으로, 피코의 드레싱은 흡수한 삼출물의 75% 이상을 증발시켜 물통 없이도 삼출물을 처리할 수 있다.

피코는 이동의 제약을 없애 환자의 병원 입원 기간을 줄이고, 기존 제품에 비해 펌프에서 발생하는 소음도 크게 줄였다. 환자가 장치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편안하게 일상생활을 누릴 수 있다. 피코가 환자 이동성을 높이고 생활의 편리성까지 생각해낼 수 있었던 데는 스미스앤드네퓨가 직접 의료진과 환자들로부터 얻은 피드백의 역할이 컸다.

피코는 2014년 아일랜드 의료 및 외과 조합에서 수여하는 IMSTA 의료기술상 중 ‘올해의 가장 혁신적인 제품’으로 선정된 바 있으며 현재 유럽, 미국, 캐나다, 일본에서 사용되고 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medi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