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진로 고민”… 송호창·전정희 입당 임박

입력 2016-03-02 00:15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뒤 야권 통합의 밀알이 되겠다고 선언한 박지원 의원이 국민의당 입당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더민주에서 컷오프 대상으로 지명된 송호창, 전정희 의원도 국민의당행(行)이 유력하다고 전해져 국민의당의 원내교섭단체(국회의원 20명 이상) 구성이 가시화됐다는 분석이다.

박 의원은 1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국민의당 입당 관련) 이런저런 대화가 오고 간 것은 사실”이라며 국민의당 관계자와 접촉이 있었다고 밝혔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박 의원이 입당 문제는 계속 고민하고 있다”며 “(입당 가능성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통합을 위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고 한 기존 입장과 온도가 달라진 것이다.

송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안철수캠프’에서 활동한 적 있어, 더민주 컷오프 직후 가장 먼저 국민의당 합류가 점쳐졌다. 송 의원 측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면서도 “송 의원이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얘기가 거의 다 됐으니 입당에 대한 말이 오간 것”이라며 송 의원의 합류 가능성을 높게 내다봤다.

전날 더민주를 탈당한 전 의원은 경선 부담을 감수하고서라도 합류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적 있어 입당이 유력하다. 김영환 의원도 기자단 오찬에서 “전 의원과 접촉해 영입하도록 얘기할 것”이라고 해 전 의원 영입 의지를 피력했다. 다만 전 의원 측 관계자는 “아직 국민의당에서 공식적으로 제안 온 것은 없다”며 “제안이 오면 그때 가서 입당 여부를 밝히겠다”고 했다.

세 의원이 입당할 경우 국민의당은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해 명실상부한 원내 3당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이번 필리버스터 정국에서 교섭단체가 아니라 협상 테이블에 앉지 못했지만 앞으로는 ‘3당 협상’을 주장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28일 전까지 교섭단체를 구성하면 선거보조금으로 72억8000만원을 받는다.

다만 더민주 평가 결과 하위 20%에 해당돼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을 받아들인 만큼 ‘이삭줍기’라는 비판이 제기될 전망이다. 당초 ‘새정치’라는 명분으로 창당한 만큼 신진 인사를 발굴해야 하는 상황인데, 더민주 컷오프 대상자를 받아들이면 부담이 생길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일각에서는 국민의당이 중도정당으로서 새누리당 인사를 영입해 야권 전체의 지형을 넓히는 게 아니라 야권 분열만 촉진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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