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망주’에서 ‘최강자’로 돌아온 사나이들

입력 2016-03-01 21:14
한국 봅슬레이의 간판스타 원윤종(오른쪽)과 서영우가 1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우승컵을 든 채 환하게 웃고 있다. 이들은 올 시즌 8번의 월드컵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획득하며 세계랭킹 1위에 올랐다. 뉴시스

한국 봅슬레이·스켈레톤 팀이 금의환향했다. ‘유망주’ ‘다크호스’로 불리던 이들은 불과 1년 만에 ‘세계 최강’으로 우뚝 섰다.

이용 총감독을 포함해 봅슬레이 원윤종(32·강원도청)·서영우(25·경기도BS경기연맹)와 스켈레톤 윤성빈(22·한국체대) 등 대표팀은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간의 성적이 말해주듯 공항 입국장엔 70여명의 시민들이 이들의 귀국을 반겼다.

이 감독은 “썰매 불모지에서 트랙도 없이 바퀴 달린 썰매를 굴려가며 세계 1·2위의 영광을 얻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시즌 중간에 맬컴 로이드 코치가 타계하는 등 올 시즌 정말 힘들었다. 그러나 선수들이 잘해줬고 세계 최강의 반열에 올랐다. 지도자로서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낸다”고 덧붙였다.

대표팀이 올 시즌 보여준 성과는 놀라웠다. 원윤종·서영우 조는 총 8번의 월드컵에서 금메달 2개, 동메달 3개를 땄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7위에 올랐다. 특히 5차 대회에서 공동 금메달을 따내며 세계랭킹 1위에 올라 썰매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이들은 올 시즌을 세계 1위로 마무리했다. 윤성빈은 8차례 월드컵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3개, 동메달 2개를 따며 세계랭킹 2위에 올랐다. 3차 대회 동메달을 시작으로 4·5차 대회 연속 은메달, 6차 대회 동메달 등 시즌 내내 상위권을 질주했다. 지난달 5일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7차 대회에선 세계랭킹 1위 마르틴스 두쿠루스를 이기는 이변을 일으키며 아시아 최초로 월드컵 금메달을 목에 걸기도 했다.

선수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넘쳤다. 원윤종은 “뜻밖의 결과다. 솔직히 지금도 랭킹 1위가 실감 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모두가 각자 역할에서 최선을 다해 이룬 결과다. 2년 후 평창을 위해 더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서영우 역시 “1위를 했지만 스타트와 드라이빙을 더 보완해야 한다. 2년 후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윤성빈은 기쁨의 소감과 함께 최강 두쿠루스와의 격차를 좁히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8번 중 1번 이긴 거라 큰 감흥은 없다. 더 집중해서 다음 시즌에 좋은 결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이 감독도 “다음 시즌은 두쿠루스와 1위를 놓고 본격적인 경쟁을 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대표팀은 오는 17일부터 평창 동계올림픽이 열리는 알펜시아 슬라이딩에서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그동안 썰매경기장이 없어 해외에서 훈련해 왔던 대표선수들은 오는 10월 공식 오픈에 앞서 홈 어드밴티지를 누리게 된다.

인천공항=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