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리스크 고조로 언론·학계 관심 쏠렸는데… KDI ‘북한경제리뷰’ 배포 돌연 취소

입력 2016-03-01 20:34 수정 2016-03-01 21:33
지난 15일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북한경제리뷰’ 2월호 배포를 돌연 취소했다. KDI는 북한의 무역, 산업, 식량 등 경제상황 전반에 대한 연구 자료를 ‘북한경제리뷰’에 담아 매월 발간하고 있다.

특히 2월호엔 언론과 학계의 관심이 쏠려 있었다. 북한의 4차 핵실험, 장거리 미사일 발사부터 개성공단 조업 중단, 사드배치 문제까지 남북 관계가 요동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연기 직후 KDI 북한 관련 관계자는 “남북 및 대중(對中) 관계가 급변해 책자에 실릴 논문에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해야 할지 아니면 그대로 낼지 고민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후 3월호와 함께 합본호가 나올 것이라는 얘기도 나왔다. 그동안 합본호는 다섯 차례 나왔다. 마지막 합본호는 2010년 11·12월호였다. 제2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렸던 2007년이나 1차 연평해전 직후였던 1999년 등 주로 남북관계가 경색됐을 때 나왔다. 2010년엔 천안함 침몰에 연평도 피격 사건이 있었다. 그러나 최근 KDI는 2월호 내용을 책자 발간 없이 홈페이지에 조용히 올렸다.

KDI 관계자는 “외부 필진에 3, 4개월 전 논문을 요청한 상태였는데 북한 상황이 빠르게 전개됐다. 상이한 내용은 있을 수 있겠지만 기존 논문을 올리는 것은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다”며 “합본호는 없다”고 말했다.

2월호에는 편주현 고려대 교수와 허인 가톨릭대 교수가 공동 집필한 ‘북한의 핵 관련 리스크가 우리 금융시장에 미친 영향’ 등 총 3편의 동향 자료가 실렸다. 편 교수와 허 교수는 논문에서 2004∼2012년 벌어진 북한의 핵 관련 리스크를 중심으로 우리나라 금융시장(외환, 채권, 주식시장)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를 분석했다.

논문은 북한 리스크의 상승은 정보가 실시간으로 반영되는 우리나라 금융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의 네 차례 핵실험 당일 금융시장의 반응은 대체로 주가하락, 금리하락, 환율상승으로 나타났음을 확인했다. 또 외환시장에서는 제1, 2, 4차 핵실험으로 인해 환율이 상승하는 반응을 보였지만 반응 폭이 제1차 핵실험보다 제2, 4차 핵실험에서 감소했다고 봤다.

세종=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