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민캠프 철거 작업이 진행되고 있는 프랑스 칼레에서 철거에 저항하는 난민들과 경찰이 무력 충돌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철거 작업이 이어지면서 폭력사태는 계속될 조짐이다.
프랑스 일간 르몽드 등은 29일(현지시간) 오전부터 시작된 칼레 난민캠프 강제철거 과정에서 무장 경찰이 난민 시위대와 충돌해 일부가 부상을 당했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이날 오전 철거를 예고하는 경고방송이 나간 지 얼마 되지 않아 용역회사 직원을 비롯한 무장기동경찰(CRS) 철거인력이 불도저를 앞세워 난민캠프로 들이닥쳤다고 전했다. 오후가 되면서 철거를 막아선 난민들과 경찰의 충돌은 격화됐다. 경찰은 쇠막대기 등을 들고 저항하는 난민과 자원봉사자들을 향해 최루탄과 물대포, 고무탄환 등을 발사했다. 난민캠프 천막 20여채는 불에 탄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으로 건너가길 원하는 난민들이 모여 사는 칼레 난민캠프는 열악한 수용환경 때문에 ‘정글’로 불려왔다. 이곳에는 시리아, 아프가니스탄, 수단, 에리트레아 등지에서 온 난민 5000여명이 지내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이번 철거는 지난 25일 프랑스 릴 지방법원이 난민캠프 철거가 적법하다고 판결한 데 따른 조치다.
같은 날 그리스와 마케도니아 국경에서는 국경을 건너려는 난민과 최루탄 등을 동원해 이를 저지하려는 마케도니아 경찰이 충돌해 부상자가 다수 발생했다. AP통신은 “양국 국경 지대에 1만명의 난민이 오도 가도 못한 채 막혀 있다”며 “심각한 위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전했다. 영국 BBC방송도 “국경지대 난민캠프는 1500명 정도만 수용할 수 있어 수천명의 난민이 거리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난민에 우호적인 정책을 펼쳐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집무실에는 때아닌 꽃다발이 쇄도했다. 독일 RTL방송 등은 이날 메르켈 총리가 자신의 난민 정책을 지지하는 이들로부터 지난 24일 화환 130개를 선물받아 집무실 등에 들여놨다고 보도했다. 독일 연방 공보처는 최근 급증한 난민 정책 반대여론을 의식한 듯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
佛, 칼레 난민캠프 철거 시도… 경찰·난민 충돌
입력 2016-03-01 21:43 수정 2016-03-02 0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