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1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를 만난 자리에서 “(한·일 일본군 위안부 협상은) 일단 국가 간 협상을 했기 때문에 그 결과를 저희가 현재로선 고칠 수 있는 여건이 안 된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구 연남로 ‘평화의 우리집’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 손잡기 정의기억재단’ 설립기금 전달식에 참석한 김 대표는 한 할머니가 재협상을 요구하자 “협상이 조속하고 너무 급작스럽게 이뤄졌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발언은 그동안 정부의 한·일 위안부 협상 결과에 대해 무효를 주장했던 당의 입장과 상당 부분 배치되는 것이라 파장이 예상된다. 더민주는 이날 발표한 ‘3·1운동’ 관련 논평에서도 “(박근혜 대통령에게) 의미 없는 합의를 백지화하겠다는 과단성 있는 자세를 보여줄 것을 호소한다”고 했다. 논란이 일자 더민주는 김 대표 발언에 대한 피해 할머니의 “네, 아닌 것 같아요”라는 답변과 정확한 김 대표의 발언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언론에 배포했다.
김 대표는 소녀상 이전에 대해선 “국민들이 할머니들의 쓰라린 과거를 잊지 않을 것”이라며 “정부가 국민들의 저항을 무릅쓰고 (소녀상을) 손쉽게 옮기지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야권이 분열돼 총선에서 이길 수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합해보려고 한다”고도 했다.최승욱 기자
金 대표 “한·일 위안부 협상 고칠 여건 안 된다”… 당론과 다른 입장 밝혀 논란
입력 2016-03-01 2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