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면세업계가 일본 및 동남아 등지로 진출 지역을 넓혀가고 있다. 국내에서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중국인 관광객 유커가 즐겨 찾는 지역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는 전략이다.
호텔신라는 1일 태국 현지 사업자와 공동으로 설립한 합작법인의 작업을 마무리하고 올해 안에 푸껫에 면세점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호텔신라는 2014년 태국 현지 업체와 합작법인 ‘GMS 듀티프리’를 설립하고 시내면세점 오픈을 준비해 왔다. 호텔신라의 GMS 듀티프리 지분율은 25%로 현재 인허가 절차를 진행 중이다.
호텔신라가 해외에서 시내면세점에 진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호텔신라는 2012년 8월 싱가포르 창이공항에 프라다 매장을 운영하면서 해외 진출했다. 2014년 1월에는 창이공항의 향수·화장품 운영권을 따내 같은 해 10월 오픈했다. 그해 11월 마카오공항 면세점 운영도 시작했다.
롯데면세점도 31일 일본 도쿄 긴자에 시내면세점을 오픈하는 데 이어 상반기 중으로 태국 방콕에 시내면세점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내년에는 일본 오사카에 시내면세점을 추가한다.
국내 면세업계가 해외 진출 속도를 높이고 있는 것은 국내 면세시장 전망이 갈수록 불투명해지는 것과 무관치 않다. 시내면세점 증가로 업체 간 경쟁이 심화되고, ‘5년 시한부 특허’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은 중국 관광객이 선호하는 일본, 동남아 등지로 면세점 출점 계획을 속속 확정하고 있다. 실제 지난달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시트랩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춘제(春節) 연휴 기간 중국인이 가장 많이 찾은 나라는 태국 일본 한국 순이었다.
면세업체 관계자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에서 보듯 면세시장은 외부 상황에 따른 변수가 매우 크다”며 “일본과 동남아를 중심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서 해당 지역으로의 진출을 앞으로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국내 면세점, 해외에 ‘시내면세점’ 낸다
입력 2016-03-01 2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