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안철수(사진) 공동대표가 “부족함을 반성하겠다”는 말로 당 쇄신 각오를 밝혔다. 테러방지법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 정국’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지지율마저 한 자릿수로 떨어지자 본격적인 ‘변화’를 예고한 것이다. 공교롭게도 안 공동대표가 ‘반성과 변화’를 선언하기 직전 첫 공천 후보자 면접이 시작돼 ‘현역 국회의원 물갈이’가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안 공동대표는 1일 서울 마포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이 창당된 지 한 달, 부족함을 반성한다”며 “지금부터 작은 변화라도 시작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새로운 모습을 약속했는데, 새롭지 않다는 비판 앞에 너무 아프지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며 “국민 속으로 들어가서 다시 국민의 소리를 듣겠다”고 했다. 총선까지 남은 40여일 동안 지역을 돌며 직접 국민을 만나겠다는 것이다. 특히 수도권 지지율이 낮은 만큼 대중성 있는 안 공동대표가 서울·경기 지역구를 바닥부터 훑어 표심을 끌어오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국민의당은 지난 1월 10일 창당발기인대회 이후 지속적으로 지지율이 하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했다. 천정배 공동대표의 ‘국민회의’와 박주선 의원의 ‘통합신당’과 합치며 세를 불렸지만 최재천, 박지원 의원의 합류가 무산돼 결과적으로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했다. 또 김한길 상임공동선거대책위원장이 창당 후 한동안 일부 의원총회를 제외하고는 회의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안 공동대표 측과 마찰이 밖으로 불거져 나오기도 했다. 무엇보다도 ‘새정치’라는 창당 기조가 아직 구체적인 행동으로 드러나지 않았다는 평가가 당 안팎에서 흘러나오고 있다.
안 공동대표가 공천 후보자 면접 당일 반성문 형식으로 ‘변화’를 천명하자 현역 국회의원 물갈이가 시작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날 공천관리위원회가 광주 지역 국회의원을 최소 20% 컷오프하겠다고 밝혔고, 안 공동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문병호 의원은 성명을 통해 호남 현역 국회의원의 수도권 험지 출마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천 공동대표도 국민회의 시절부터 광주에서 정치신인을 발굴하겠다며 ‘뉴DJ 플랜’을 내세워서 호남 현역 의원과 두 공동대표 사이에 마찰이 불가피해 보인다.
한편 국민의당은 인천 지역 등 30여명의 공천 후보자 면접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총선 준비 체제에 돌입했다. 경선을 위해 13일 전까지 광주 지역 현역의원에게 컷오프 결과를 개별 통보하기로 한 만큼 앞으로 공천 파열음 관리가 최우선 과제가 될 전망이다.
고승혁 기자 marquez@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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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3-01 21: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