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원리금 보장형이 수익률 더 높네

입력 2016-03-01 21:36
최근 5년간 원리금 보장형 퇴직연금의 평균 수익률이 3.41%로 원리금 비(非)보장형 상품(2.71%)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가 투자 위험을 부담하는 원리금 비보장형의 수익률이 당연히 높을 것이라는 기대에 어긋나는 결과다.

자본시장연구원 홍원구 연구위원은 1일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통합 공시하는 퇴직연금 수익률 자료를 분석해본 뒤 이같이 밝혔다. 원리금 보장형은 예금·이율보증형 보험·금리연동형 보험 등 금융사가 원리금 지급을 보장하는 상품이며, 비보장형은 펀드를 비롯한 실적 배당형 상품을 가리킨다.

최근 5년간 증시가 좋지 않아 펀드 등 비보장형 상품 수익률이 좋게 나오기 어려웠던 측면이 있다. 또 퇴직연금제도 도입 초기에 금융사들이 시장을 선점하려고 너도나도 고금리를 제시했기 때문에 보장형 상품의 수익률이 높게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5년간의 실적으로 성패를 판단하기는 이르다. 퇴직연금은 장기 운용하는 상품이어서 수익률도 10∼20년 이상 길게 내다봐야 한다. 홍 연구위원도 “장기적인 운용 결과가 집적돼야 더 분명한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저금리 상황에서 원리금 보장형의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어 비보장형의 중요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퇴직연금제도 유형별(DB·DC·IRP) 수익률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가입자가 직접 운용하는 DC(확정기여)형도 DB(확정급여)형과 마찬가지로 자산의 대부분이 원리금 보장형 상품에 투자됐기 때문이다.

업권별로 보면 상품 유형에 관계없이 증권사의 수익률이 대체로 높았다. 각 수익률 상위 5개사로는 증권사와 생명보험사가 많았는데, 이 중에서 적립금이 많은 5개사(삼성생명 신한은행 국민은행 우리은행 기업은행)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에 대해 홍 연구위원은 “시장점유율이 높은 것이 높은 수익률 때문만은 아니라는 것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