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할 수 있는 곳이 생겨서 정말 좋아요.”
발달장애인 청년들과 부모들이 주축이 돼 만든 함께걸음㈜ 소속 이기호(26·뇌병변장애 및 지적장애 중복 1급)씨는 1일 “중학교 때부터 10여년 동안 실습해 온 제과제빵 실력으로 일할 곳을 얻게 돼 기쁘다”며 환하게 웃었다.
함께걸음은 이달 중 인천 남동구 관내 중학교 8곳의 장애학생들을 대상으로 제과제빵 및 바리스타 실습교육을 하는 등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간다. 이씨를 포함한 중증장애인 4명은 이날부터 7주 동안 실습과정을 거쳐 정식 직원이 될 예정이다.
이씨는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1시30분까지 일하고, 오후에는 자신이 좋아하는 문화예술 활동이나 수영을 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이씨는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기 위해 커피를 볶은 뒤 포장하는 일을 담당하고, 장애인 생산품을 구매해주는 착한 소비자들에게 배달하는 일도 담당한다.
함께걸음은 지난해 12월 수산동 남동체육관 1층 160㎡를 임대해 장애인 직원들을 뽑고 제과제빵 전문가로부터 기술 지도를 받아 약과류 반제품을 생산해 1주일에 한번 납품하고 있다.
이 사업장은 이씨 어머니 김영실(52)씨가 2001년부터 지난달까지 학교현장의 장애학생을 돌보는 특수교육실무원 역할을 하면서 익힌 노하우를 활용해 추진됐다. 건설업체를 운영하는 이씨 아버지도 인테리어를 자비로 시공해주는 등 적극 참여했다.
이씨는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일반학교에서 통합교육을 받았으나 고등학교는 특수학교를 졸업했다”며 “중증장애로 인해 장애인복지관에서도 적응하기 어려워 집에서 1년 이상 혼자 지낸 적도 있다”고 말했다. 이씨 부모는 아들의 지역사회 복귀를 위해 동주민센터에서 댄스교실을 열기도 했다. 이씨는 “중증장애인도 우리 사회에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
뇌병변장애 및 지적장애 중복 1급 이기호씨 “제과제빵 실력 발휘할 일자리 생겨 너무 기뻐요”
입력 2016-03-01 19: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