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살생부 발언 사과… 갈등은 내연

입력 2016-02-29 21:37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9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결연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으려 하고 있다. 김 대표 뒤로 '정신차리자. 한순간 훅간다'는 등의 쓴소리를 담은 글귀가 보인다. 이 문구들은 당 홍보기획본부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모해 선정한 것이다. 이동희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논란이 된 ‘공천 살생부 발언’과 관련, “당대표로서 국민과 당원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9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늘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런 결론(당대표의 사과 요구)을 내렸고, 최고위 결정 사항을 수용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대표는 또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정성이 저해되지 않도록 하고, 공천과 관련해 공정성을 저해하는 일체의 언행에 대해 클린공천위원회가 즉각 조사해 엄정하게 조치토록 한다는 최고위 결정 사항도 수용한다”고 했다. 이어 “떠돌아다니는 이야기를 정두언 의원에게 얘기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문건을 받은 것처럼 잘못 알려진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혔고 정 의원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최고위원회는 김 대표로부터 현역 의원 40여명이 담긴 공천 살생부 얘기를 들었다는 정 의원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살생부의 실체는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만 김 대표가 당대표로서 민감한 공천 문제와 관련해 확인되지 않은 소문을 언급한 것이 부적절했다며 사과를 요구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김 대표의 공식 사과로 살생부 논란으로 불거진 당 내홍 사태는 일단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살생부 발언 파문을 통해 ‘물갈이 공천’에 대한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의 시각차가 재확인돼 향후 공천 작업이 본격화할 경우 양측의 갈등은 언제든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앞서 친박계는 살생부 발언과 관련, 진실 공방을 자초한 김 대표에 대해 “대표직을 내려놔야 한다”며 공격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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