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수도권 현역의원, 예비후보들이 들고 일어났다. 지도부를 상대로 긴급 성명을 내고 “공천혁명부터 시작하라”며 호남 ‘물갈이’와 호남 현역 의원들의 ‘험지 출마’를 촉구했다. 당 지지도가 폭락하고 현역 의원들이 ‘기득권 지키기’에 나설 공산이 커지자 위기감이 폭발한 것이다.
국민의당 정치혁신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문병호 의원은 29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수도권 출마자 긴급제안대회’를 주관했다. 28명의 수도권 지역 출마자는 성명을 통해 “국민의당이 기득권 세력을 심판하기는커녕 국민들로부터 외면 받을 가능성이 더 커지고 있다”며 “현역 의원들이 호남에 안주하지 말고 수도권 바람을 일으킬 장수가 돼야 한다”고 밝혔다.
제안대회에 참석한 한 출마자는 “천정배(사진) 공동대표, 김동철 의원 등이 수도권 험지로 나와 줘야 한다”며 “그렇게 해야 호남 물갈이와 수도권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당 지지도가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안정적 지지를 확보한 호남과 달리 수도권 지역에선 “이대로 가면 전부 죽는다”는 인식이 퍼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이런 상황에서 당 공천관리위원회는 광주지역 현역 의원(6명)을 평가해 20%(1명)를 우선적으로 공천에서 배제하겠다고 천명했다. 이후 출마자 전원을 대상으로 도덕성, 경쟁력 등 5가지 항목을 평가해 ‘2차 컷오프’ 대상자를 선정하기로 했다. 정연정 공관위 간사는 “평가 항목 중 하나라도 일정 수준 이하 판정을 받는 경우 ‘과락’이 돼 공천 배제 대상이 된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즉각 반발 움직임이 감지됐다. 천 공동대표는 입장 발표문을 통해 “(제가) 가진 정치적 목적은 호남정치의 부활과 복원”이라며 “호남을 떠나는 일은 없다”고 일축했다. 한 광주 현역 의원은 “광주에만 (20% 컷오프가) 적용되는 것은 불합리하다고 했지만 제 의견이 관철되지 않았다”며 “이후 광주에서 전략공천이라도 이뤄지면 의원들이 절대 수긍하지 못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더불어민주당 탈당파 의원들을 향한 ‘이삭줍기’ 노력도 계속되고 있다. 국민의당에서는 공천 배제 판정을 받은 송호창 의원과 전정희 의원 외에도 무소속 신기남 박지원 의원에 대한 합류 논의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동성 고승혁 기자 theMoo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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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29 21: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