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에 모든 걸 걸어야 하는 수능 학생들 자신만의 목표 추구 못한다”… 윈저 교장, 한국 교육제도 비판

입력 2016-02-29 18:39 수정 2016-02-29 21:19
캐서린 윈저 미국 미스 포터스 스쿨 교장이 29일 서울 숙명여대에서 인터뷰 도중 한국 교육제도에 대한 의견을 밝히고 있다. 미스 포터스 스쿨 제공

미국 명문여고 ‘미스 포터스 스쿨(Miss Poter’s School)’의 캐서린 G 윈저(49) 교장은 한국 교육제도의 진전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대학수학능력시험을 꼽았다. 교육학자이기도 한 그는 단 한 번의 시험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구조에서 학생이 자신만의 목표를 추구하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29일 서울 용산구 숙명여대에서 만난 윈저 교장이 한국 교육제도에 대해 내놓은 지적은 간단하지만 날카로웠다. 국제교류 협력학교를 찾기 위해 방한한 그는 앞서 숙명여대 황선혜 총장을 비공개로 면담했다.

윈저 교장은 “한국엔 수능이라는 큰 한계가 있어서 학생들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안다”며 “다양한 방법론에 대해 토론할 수는 있지만 수능이 존재하는 한 변화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긴 어렵다”고 했다. “수능이 지배하는 교육제도 아래에서 학부모들을 설득해 다른 방향을 추구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도 꼬집었다.

윈저 교장은 “등수에 의지하는 아시아권에서는 획일적인 목표와 기대를 강요하게 된다”며 학생들이 자신만의 목표를 좇아 다양한 대학에 진학하는 미스 포터스 스쿨의 사례를 얘기했다. 그는 “우리 학교의 다양한 대학 입학 리스트를 본 사람들은 왜 단 하나의 가장 뛰어난 학교로 가지 않고 이렇게 다양한 대학으로 나뉘어 가는지 의아해 하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자신의 꿈과 리더십, 재능을 찾아가는 데는 순위가 없다. 대신 훨씬 더 다양한 선택의 여지가 있다. 우리는 졸업생들이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최고의 선택을 하기를 바라고, 이는 이뤄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스 포터스 스쿨은 1843년 학자이자 교육자인 새러 포터가 코네티컷주 파밍턴에 설립한 여자 기숙학교다.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2009년 4월 선정해 발표한 미국 명문고 11곳 중 하나로 뽑히기도 했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아내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 조지 H W 부시의 딸이자 조지 W 부시의 누이인 도로시 부시 코흐가 이 학교 출신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