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일회용 전자담배’ 일반 담배만큼 해롭다

입력 2016-02-29 21:39

지난해부터 편의점 등에서 판매되며 인기를 끌고 있는 일회용 전자담배에 일반 담배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많은 니코틴과 발암물질이 함유된 것으로 조사됐다.

대전소비자연맹은 일반 전자담배 14종, 일회용 전자담배 6종, 니코틴 용액 7종 등을 비교 실험한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일회용 전자담배는 액상향료와 니코틴 용액을 흡연자가 직접 주입해야 하는 기존 전자담배와 달리 1회 사용할 수 있도록 액상이 주입돼 있다.

실험 결과에 따르면 일회용 전자담배 6종 모두에서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 5개 제품에서는 아세트알데히드가 확인됐다. 일반 전자담배에 사용하는 니코틴 용액 7종 모두에서 포름알데히드가, 5개 제품에서 아세트알데히드가 나왔다. 포름알데히드와 아세트알데히드는 1급 발암물질이다.

전자담배의 발암물질 함량은 일반 담배보다 많은 경우도 있었다. 일반 담배인 말보로 울트라라이트 1개비의 포름알데히드 함량은 9.29㎍이다. 반면 일회용 전자담배 브랜드인 브리오 제품에는 액상 1㎖에 31㎍의 포름알데히드가 검출됐다. 이 제품에는 액상 용량이 표시돼 있지 않았지만 보통 일회용 전자담배에는 1∼2㎖의 액상이 들어간다.

니코틴 함량도 일반 담배보다 많은 경우가 있었다. 말보로 울트라라이트 1개비에는 니코틴이 0.3㎎ 들어있지만 니코틴 용액 중 헥세 제품에서는 ㎖당 339.4㎎의 니코틴이 나왔다. 일회용 전자담배 빔시그스 제품에서는 용액 1㎖에 13.3㎎의 니코틴이 확인됐다. 전자담배에 부과되는 세금 등을 관리·감독하는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전자담배의 니코틴, 독성물질 함량에 대한 법적 기준은 없다.

대전소비자연맹 오혜란 부장은 “전자담배는 건강에 덜 해롭다는 인식과 달리 일반 담배만큼 해로울 수 있다는 점을 이번 실험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오 부장은 다만 “일반 담배는 연기를 십수 번 들이마실 수 있는데 반해 일회용 전자담배는 400∼600회 들이마실 수 있어 니코틴과 독성물질 함량을 일대일로 비교하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세종=윤성민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