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3연승으로 질주해온 도널드 트럼프 후보가 백인 우월주의자 단체인 KKK(Ku Klux Klan) 및 세금과 관련된 의혹에 휩싸였다. 그가 당내 유력 주자로 굳힐 조짐을 보이자 경쟁자들과 언론의 ‘검증’ 작업이 본격화된 양상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28일(현지시간) 1927년 뉴욕 퀸스에서 벌어진 KKK 폭동 때 트럼프의 아버지 프레드 트럼프가 체포됐었다고 보도했다.
당시 이탈리아인 2명이 뉴욕에서 살해당하자 백인 1000여명은 흰옷을 입고 뉴욕의 자메이카인 거주지 등을 돌며 폭력을 행사했다.
이때 7명의 백인이 붙잡혔는데 트럼프의 아버지도 포함됐다는 것이다.
이 의혹은 지난해 9월 한 인터넷 매체도 제기했었는데 당시 트럼트는 사실을 부인했다. 하지만 WP는 당시 신문기사나 프레드의 거주지 등을 조사한 결과 보도가 맞다고 분석했다.
WP가 새삼 이 문제를 재거론 한 것은 트럼프가 이날 CNN방송에 나와 최근 KKK 전 지도자 데이비드 듀크가 본인을 지지한다고 밝힌 데 대해 ‘싫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사회자가 ‘듀크의 지지를 거부하고 KKK와 거리를 두겠느냐’는 질문에 “난 듀크나 KKK가 무슨 활동을 하는지 모른다”며 “모르는 사람을 비난하란 말이냐”고 반문했다.
이 방송이 나가자 공화당의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콧은 트럼프와 경쟁하는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 캠프를 통해 성명을 내고 “인종혐오 단체를 즉각 비난할 줄 모르는 사람은 공화당의 대표가 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
또 다른 경쟁자인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도 이날 NBC방송에서 “트럼프가 납세실적 자료 공개를 거부하고 있는데 이는 세금 문제와 관련해 정말로 뭔가를 숨기고 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와 마피아 간 거래도 많다”고 덧붙였다. 앞서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지난 24일 “트럼프에게 ‘폭탄’이 될 세금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더힐은 여론조사에서 트럼프가 1일 ‘슈퍼 화요일’ 경선 때 11개 주 중 8곳에서 승리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보도했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
KKK·탈세·마피아… 트럼프의 3가지 ‘약한 고리’
입력 2016-02-29 21:13 수정 2016-03-01 17: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