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만들고 편의점 운영… 중견 건설사들 생존 몸부림

입력 2016-02-29 21:10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중견 건설사들이 신사업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주택임대관리부터 스포츠서비스, 화장품 제조까지 분야도 다양하다.

통상 중견 건설사들은 대형 건설사와는 다르게 ‘한 우물’만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회사 규모상 주택 또는 토목 등 한 사업 분야에 역량을 집중하게 된다. 그러나 특히 주택사업에 치중했던 회사들은 기존의 구조로는 침체기를 버티기 힘들 것이라는 위기감에 새 사업으로 잇따라 진출을 선언하고 있다.

‘호반베르디움’ 아파트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호반건설은 토목사업에 기반을 둔 울트라건설 인수 작업에 착수하고 막바지 작업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금호산업 인수에 도전했던 호반건설은 최근 울트라건설 입찰에 단독 응찰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사업 다각화를 통해 분야를 확장한다는 전략이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29일 “우리가 주택사업 비중이 높다 보니 시장 변화에 유동적으로 대처하기 힘든 측면이 있다”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한다는 차원에서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신휴플러스’ 아파트 브랜드로 알려진 한신공영은 주주총회서 주택임대관리업으로 진출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기존 시공능력에 주택임대관리 영역까지 더해 종합 주택업체로 거듭난다는 계획이다. 또 승강기 설치, 상하수도 설비공사 등 분야로 진출도 적극 검토 중이다.

한때 국내에서 가장 비싼 오피스텔이었던 청담동 피엔폴루스를 시공한 신세계건설도 주택임대관리 사업에 진출한다는 방침이다. 신세계건설은 지난해 공중목욕탕, 고급사우나, 스포츠서비스 분야를 신규 사업영역으로 추가하기도 했다.

건설과 유통이 주력사업인 코오롱글로벌은 주주총회에서 화장품과 건강보조식품 제조·수출·판매를 신사업 분야로 추가할 계획이다. 경제제재가 해제된 이란 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이란은 한국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코오롱글로벌은 1982년 테헤란 지사를 설립하는 등 이란과 협력관계를 유지해 온 회사다.

이밖에 계룡건설산업은 자동차와 관련된 사업을 준비 중이다. 자동차부품 판매를 비롯해 정비 및 수리, 중고차 매매·알선, 승용차 임대업 등을 신사업으로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여신금융업과 할부금융업, 장묘사업으로 진출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지난해 편의점 브랜드 ‘로그인’을 인수한 서희건설은 꾸준히 가맹점을 늘려가고 있다.

유성열 기자 nukuv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