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대표실 배경판엔 오싹한 쓴소리 23개… “정신차리자, 한순간에 훅간다”

입력 2016-02-29 21:55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9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기 위해 결연한 표정으로 자리에 앉으려 하고 있다. 김 대표 뒤로 ‘정신차리자. 한순간 훅간다’는 등의 쓴소리를 담은 글귀가 보인다. 이 문구들은 당 홍보기획본부가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공모해 선정한 것이다. 이동희 기자

‘청년이 티슈도 아니고 왜 선거 때마다 쓰고 버리십니까?’ ‘생각 좀 하고 말하세요.’ ‘알바(아르바이트)도 니들처럼 하면 바로 잘린다.’

29일 오전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가 열린 국회 당 대표실 배경판에는 새누리당을 향한 ‘쓴소리’가 가득 적혀 있었다. ‘정신 차리자, 한순간 훅 간다’는 문구가 가운데에 큰 글씨로 적혀 있고, 이를 중심으로 나머지 ‘고언(苦言)’들이 마치 책이 펼쳐진 듯한 모양으로 배치됐다.

이 문구들은 새누리당 홍보기획본부가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페이스북 공식 계정을 통해 공모해 500여개의 댓글 중에 선정한 것이다. 조동원 홍보기획본부장은 최고위에 참석해 “격려성 메시지는 모두 빼고 우리 당에 아픈 소리 중에서도 가장 뼈아픈 소리 23개를 골랐다”고 설명했다.

당초 회의실 배경판에는 ‘개혁’이란 슬로건이 적혀 있었지만, 지난주에는 7일 내내 이 문구가 삭제된 채 아무것도 채워져 있지 않았다. 조 본부장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무 문구도 없는 빨간 배경 앞에 앉은 김무성 대표, 원유철 원내대표 등의 사진과 함께 “메시지가 없는 것도 메시지입니다. 하나가 될 때까지!”라는 글을 남겼다. 이를 두고 공천 룰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고조된 데 따른 자성을 촉구하는 의미라는 해석이 나왔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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