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 ‘음주 감사’ 서울교육청 감사관 해임 요구

입력 2016-02-29 20:17
지난해 6월 개방형 직위 공개모집을 통해 임용된 서울시교육청 김모 감사관은 한 달 뒤 서울 A공립고등학교에서 발생한 성추행 사건에 대한 감사에 착수했다.

그는 지난해 7월26일 점심부터 술을 마신 채 성추행 피해자 등 여교사 4명을 불러 ‘음주 조사’를 벌였다. 조사가 끝난 뒤엔 이들과 함께 식사를 하며 또 술을 마셨다가 언론에 보도돼 물의를 빚었다.

직원들을 상대로도 ‘갑질’을 서슴지 않았다. 같은 달 회식을 마친 뒤 직원들에게 “ 감사관실은 썩은 조직, 쓰레기”라고 폭언을 하는가 하면, 부하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나도 집에 안 들어갔는데 먼저 들어갔다”며 크게 화를 냈다. 술에 취한 채 오후 10시30분에 사무실로 돌아와 회의를 소집하거나 라디오방송에 출연해 감사 중인 성추행 사건 피해자·가해자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기도 했다.

감사원은 김 감사관이 부임 이후 3개월간 5차례 술을 마신 채 물의를 빚었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29일 서울시교육청에 김 감사관에 대해 해임 처분할 것을 통보했다.

감사원은 시교육청의 A고교 성추행 의혹사건 감사 자체도 문제가 많았다고 밝혔다. 시교육청 감사단장으로 근무했던 B부장은 A고교 감사를 지시받고도 “1년 전 사건이며 가해자 전보 조치까지 했는데 왜 자꾸 조사하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차일피일 감사를 미뤄 피해자 불만을 키웠다. 또 한 사립유치원 원장이 전 서울시교육감 후보에게 100만원을 기부하는 등 유치원 예산으로 각종 단체에 228만원(8건)의 후원금을 지출한 사실을 보고받고도 관련 내용을 삭제하도록 지시했다. 감사원은 B부장에 대해서도 강등 처분하라고 통보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