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에서 고양 오리온과 안양 KGC인삼공사가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고 있다. 나란히 2연승을 거두며 손쉽게 상대를 제압했다. 그 중심에 오리온 조 잭슨과 KGC 이정현이 있다.
잭슨은 원주 동부와의 6강 플레이오프 두 경기에서 각각 23점과 24점을 넣었다. 모두 팀 내 최고 득점이다. 잭슨은 가드로서 코트의 야전사령관 역할을 완벽히 수행하고 있다. 특히 정규리그 때 손발이 맞지 않았던 애런 헤인즈와의 호흡도 6강 플레이오프에선 척척 들어맞는다. 개인기에 치중하던 모습을 버리고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28일 2차전 4쿼터 초반 77-60으로 쫓기는 상황에서 절묘한 어시스트로 이승현에게 패스해 3점포를 넣게 했다. 쇼맨십도 대단하다. 1차전에선 3쿼터 중반 동부 김종범에게 3점포를 얻어맞고 66-60까지 쫓긴 상황에서 직접 3점포를 넣은 뒤 곧바로 박지현의 공을 스틸해 원핸드 덩크슛을 꽂아 넣었다. 180㎝의 단신임에도 엄청난 탄력으로 덩크슛을 성공시켜 일순간에 분위기를 오리온으로 가져왔다.
추일승 감독도 잭슨을 칭찬하고 있다. 추 감독은 “(6강 플레이오프에서) 잭슨과 헤인즈가 서로 공존하며 유기적인 플레이를 펼친 부분이 가장 고무적이었다”며 “잭슨이 적재적소에 패스를 잘 해줬다”고 기뻐했다. 잭슨 덕분에 오리온은 앞으로 1경기만 이기면 9시즌만에 처음 4강에 오르게 된다. 역대 6강 PO에서 먼저 두 경기를 딴 팀은 모두 4강에 오른 바 있다.
KGC는 이정현이 해결사로 나서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정현은 정규리그 국내 선수 득점 2위다. 1위가 혼혈 선수인 서울 삼성 문태영인 것을 감안하면 순수 토종 선수 중에선 가장 득점력이 높은 셈이다. 김승기 감독도 KGC가 승리하기 위해선 이정현의 득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정현은 김 감독의 믿음에 보답이라도 하듯 1차전에선 14점, 2차전에선 25점을 퍼부었다. 특히 2차전에선 4개의 3점슛을 성공시키며 상대의 추격 의지를 꺾었다. 2차전에서 삼성은 이정현을 필사적으로 막았지만 역부족이었다. 이정현의 마크맨 삼성 이관희는 7분 12초를 뛰면서 반칙 4개를 기록할 정도로 거친 플레이를 펼쳤다.
김 감독은 “미디어데이어서 전성현을 기대 선수로 꼽은 이유는 이정현에게 붙는 상대팀 수비를 분산시키기 위했던 것”이라며 “의도한대로 이정현이 편하게 플레이를 펼칠 수 있었고, 전성현도 함께 득점력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프로농구] 잭슨·이정현 있음에… 오리온·KGC 높이 난다
입력 2016-02-29 2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