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파, 테헤란 싹쓸이 승리

입력 2016-02-28 20:53 수정 2016-02-29 00:54
지난 26일(현지시간) 실시된 이란 총선과 국가지도자운영회의 위원 선거에서 이란 국민은 경제발전과 서방과의 교류 활성화 등 ‘변화’를 내세운 중도·개혁파의 손을 들어줬다.

특히 보수파의 열성 지지층이던 빈곤층마저 어려운 경제 때문에 보수파에 등을 돌렸고, 국제적 고립에서 벗어나길 바란 개혁 성향이 강한 30, 40대의 ‘정상세대(Generation Normal)’도 중도·개혁파 승리에 큰 역할을 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28일 개표 90%가 완료된 수도 테헤란에서 중도·개혁파 연합이 30석 전석을 싹쓸이했다. 특히 여성 6명도 선출됐다. 이란 의회는 전체 290석이다.

하지만 지방의 260곳 선거구에서는 보수파가 여전히 맹위를 떨쳤다. 승자가 가려진 108곳에서 보수파가 33석, 중도·개혁파 24석, 무소속이 28석을 각각 차지했다. 무소속 중 13석은 친보수파, 11곳은 친개혁파로 분류된다. 나머지 23곳은 득표율 25% 이상 승자가 나오지 않아 재선거가 치러져야 한다.

때문에 뉴욕타임스(NYT)는 “의회 주도권이 중도·개혁파로 넘어가겠지만 강경파가 여전히 득세할 것이기에 이번 결과를 ‘역사적 전환’으로까지 부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현재 의회는 290석 중 보수파가 180석이다.

이란 최고지도자를 선출하는 기구인 국가지도자운영회의 위원 선거에서도 개혁파가 테헤란에서 크게 이겼다. 전체 88명 중 테헤란에서 뽑는 16명 위원 중 개혁·중도파가 14명, 보수파는 단 2명이 당선됐다. 특히 1위와 2위를 이란 개혁파의 대부 격인 아크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과 현재 대통령인 하산 로하니가 차지했다. 개혁파의 위원 도전을 막는 데 앞장섰던 보수계 인사들은 대거 낙선했다.

영국 BBC방송은 “선거 결과에 따라 로하니 대통령이 경제적 개혁에 더욱 박차를 가하게 됐고 내년 대선에서도 재선에 성공할 확률이 훨씬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현 보수파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가 병환 중에 있다”며 “향후 그에게 문제가 생기면 최고지도자 자리까지 중도·개혁파 몫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