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 이끌기에는 제약 많아” ‘문재인표 공천안’ 개정 시사

입력 2016-02-29 04:01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8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취임 한 달을 맞아 기자회견을 갖고 20대 총선 공천 문제 등에 대한 소신을 밝히고 있다. 이병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거센 반발이 일고 있는 20대 총선 공천 ‘1차 컷오프’에 대해 “당무위원회 의사를 들어보겠다”고 밝혔다. 당무위 결과에 따라 ‘문재인표 공천 혁신안’을 일부 개정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 대표는 28일 국회에서 가진 취임 한 달 기자회견에서 “여러 가지 혁신안에 의해 정치적 판단을 할 수 없는 게 너무 많다”며 “정무적 판단이나 변화를 이끌기에 제약적 요소가 많아 그런 것을 당무위에 말하고 의사를 들어보겠다”고 했다.

그러나 김 대표는 1차 컷오프 관련 당내 비판에 대해선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일부가 (혁신안을) 만들 때는 아무 말 안 하고 있다가 이런 사태가 터지니까 왜 정무적 판단을 못하느냐고 하는데, 그런 얘기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김 대표는 주변 인사들에게도 “지금 룰로는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고 토로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민주는 29일 당무위원회를 열고 1차 컷오프 대상 가운데 일부를 구제하는 방안과 현 지도부의 공천권한 확대에 필요한 당헌·당규 개정 등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이미 발표된 컷오프 명단을 철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대체재가 없는 경우 전략공천 등의 방법으로 일부를 살리는 방법은 법적 하자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논란이 된 문희상 홍의락 의원의 경우 ‘험지 출마’나 ‘대안 없음’을 이유로 전략공천이 가능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당무위에서는 또 비례대표 선출 관련 지도부의 영향력 확대 방안 등도 논의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대표는 이번 총선 기조로 ‘미래를 위한 변화’를 제시했다. 그는 “현 정부 3년의 정책 실패, 특히 경제정책 실패에 대해 전면적으로 전쟁을 선포할 각오로 선거에 임할 계획”이라며 박근혜정부의 경제 실정을 총선 주요 이슈로 삼을 것임을 공언했다. 당 정체성에 대해서도 “지켜야 할 가치는 지켜나가고, 현실에 맞지 않는 가치는 변화를 가져올 수밖에 없다는 것을 분명히 말씀드린다”며 일부 수정 가능성도 드러냈다.

김 대표는 총선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을 묻자 “내가 비례에 큰 욕심이 있느냐,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다”면서도 “그 정도로 아시면 된다”고 즉답을 피했다.

한편 김 대표는 지난 24일 더민주와 국민의당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정운찬 전 총리와 회동해 합류를 요청했다. 정 전 총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애서 “김 대표와 만난 것은 맞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며 “(김 대표에게) 그렇게 금방 결정할 수 있겠느냐는 취지로 답했다”고 말했다.

최승욱 고승혁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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