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영훈학원 안에는 이해하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 크고 작은 교육청 감사가 연속으로 진행됐고, 은사님이었던 교장선생님이 횡령사건으로 도중하차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학교 내 문서위조 사건도 발생했다.
나는 위기상황을 놓고 기도하다 교장선생님을 위한 탄원서를 썼다. 직원회의 때 발표하고 선생님들께 서명을 부탁했다. 80%가 넘는 선생님들이 탄원서에 서명했다. 교장선생님은 나중에 무죄로 판명 받았다.
그런데 이 모든 사건이 학교 내 어떤 분의 개인적 욕심 때문에 벌어지고 있다는 말이 돌았다. 그와 관련해 교사모임이 만들어졌고 정확한 파악에 나서게 됐다.
얼마 뒤 한 신문사 기자에게 전화가 오기 시작했다. 모르는 번호라 받지 않았다. 그런데 인터넷에 기사가 떴다. 내가 명함에 적어놓은 계좌로 학부모들에게 돈을 요구했고, 학교 앞 영훈센터를 사들였다는 내용이었다. 강제로 종교편향적 교육을 학생들에게 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나는 그 신문과 인터뷰한 적이 없었다. 그 기사는 다른 언론으로 전혀 퍼지지 않았다. 사실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당시 영훈기독동문회와 동역자들은 매일 나를 위해 눈물로 기도했다.
영훈국제중의 비리에 대한 감사가 진행될 때 나도 기사 때문에 감사를 받았다. 5년 동안 개인 통장과 영훈선교회 공동 통장의 내역을 감사관에게 상세히 뽑아주었다. 당시 명함의 계좌는 선교활동을 위한 것이고, 선교센터는 산 것이 아니라 월세가 121만원씩 지출되고 있었다. 또 우리 학교에는 정식 기독동아리 ‘가스펠반’이 있어 종교활동을 강제로 한 것도 아니었다.
이 신문사는 다음 날 기사를 30%만 남기고 나머지 내용을 삭제했다. 재학생들과 졸업한 제자들이 나를 변호하는 댓글을 600여개나 달았다. 댓글을 읽으며 아이들의 사랑을 느끼고 눈물을 얼마나 많이 흘렸는지 모른다. 이 과정에 분명히 하나님의 섭리가 있으리라 믿었다.
기사가 나간 다음 날 선생님들은 자체 직원회의를 열었다. 그리고 하나가 됐고 몇 분의 선생님은 분통의 눈물을 흘렸다. 두 달 뒤 감사결과가 나왔다. 영훈국제중 사건과 관련된 분들은 검찰에 기소됐지만 내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나님께서는 영훈학원을 놓고 기독동문들과 함께 더욱 기도하게 하셨다. 하나님의 분명한 뜻이 있으리라 믿었다. 그 무렵 국제중 교감선생님이 자살을 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했다. 3주 전에 찾아갔을 때 나는 검찰 조사를 다녀온 교감선생님께 이렇게 말했었다.
“교감선생님, 죽지만 마세요. 버텨내세요.” 그분은 고등학교 교감을 지내셨고 성실한 분이었다. 그런데 당시 사건으로 매우 힘겨워하고 있었다.
주일에 교회를 다녀온 후 학교에 있었는데 법인실에서 급한 연락이 왔다. 달려갔더니 교감선생님이 국제중 현관 2층 난간에 매달린 채 숨져 있었다. 나는 수사관들에게 외쳤다.
“왜 저렇게 놔두세요. 빨리 내려주세요.”
전화로 보호자의 동의를 받은 뒤 수사관이 줄을 위에서 끊었다. 나는 교감선생님을 조심스레 안아 내렸다. 현관에 눕혀 놓고 이마에 손을 얹고 기도했다. 가슴이 찢어질 듯했다. 눈에서는 눈물이 솟구치고 자맥질 같은 울음이 터져 나왔다.
정리=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
[역경의 열매] 최관하 <19> 영훈센터 관련 근거 없는 기사 때문에 오해도
입력 2016-02-29 18: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