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현지시간) 치러진 아일랜드 총선에서 집권 연정인 통일아일랜드당과 노동당 패배가 확실시되고 있다. 민심이 긴축정책에 등을 돌린 결과로 해석된다.
아일랜드 총선에서 통일아일랜드당과 노동당이 패배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아일랜드 공영방송 RTE와 영국 BBC방송 등이 28일 보도했다. 65%가량 개표가 진행된 상황에서 통일아일랜드당과 노동당은 전체 158석 가운데 각각 34석과 4석을 확보한 것으로 집계됐다. 야당인 공화당은 32석, 좌파인 신페인당이 14석을 얻은 상태다.
전날 발표된 출구조사에서 통일아일랜드당의 득표율은 24.8%, 노동당은 7.1%에 그쳤다. 공화당은 21.1%, 신페인당이 16.1%를 각각 얻을 것으로 전망됐다. 현재로서는 집권 연정이 하원의 과반인 80석을 확보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BBC는 “통일아일랜드당이 가장 많은 의석수를 차지하겠지만 공화당과 별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통일아일랜드당은 이미 실패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엔다 케니 아일랜드 총리도 “통일아일랜드당과 노동당은 재집권할 수 없을 것”이라며 “개표 결과를 끝까지 지켜본 뒤 ‘매우 신중하게’ 차기 정부 구성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921년 아일랜드 독립 이래 단 한 번도 정권을 공유한 적이 없는 통일아일랜드당과 공화당이 역사적인 연정에 합의하거나 재선거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아일랜드의 총선 결과는 과거의 적이 이제 동지가 돼야 한다는 것을 제안하고 있다”면서 “다만 비슷한 규모로 여러 면에서 경쟁하고 있는 두 당이 힘을 합치는 데는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BC는 아직까지는 통일아일랜드당과 공화당 모두 서로를 연정 파트너로 생각하고 있지는 않다고 전했다.
통일아일랜드당은 노동당과의 연정을 통해 증세와 복지축소 등 재정 긴축을 이행해 2013년 말 구제금융에서 벗어났다. 그리고 2014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유럽 내 최고의 경제성장률(6.5%)을 달성했다. 그러나 긴축 정책으로 복지가 줄어들고 위기 극복을 위한 사회적 비용을 불공평하게 부담한다는 불만이 팽배해진 상태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긴축 재정’ 집권연정 패배
입력 2016-02-28 20:52 수정 2016-02-29 0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