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선교단체마저… 美 남침례회 선교부, 선교사 1000명 감축

입력 2016-02-28 20:28
미국남침례회 교단 관계자들이 지난 23일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이사회에서 한 발표자의 말을 듣고 있다. SBC 제공

세계 최대 선교단체이자 미국에서 가장 많은 선교사를 파송한 남침례회선교부(IMB)가 1000명 가까운 선교사를 줄이기로 했다고 미국의 기독교 월간 ‘크리스채너티투데이’가 지난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감축 대상은 선교사 983명과 스태프 149명 등 모두 1132명이다. 이들은 자발적 조기 은퇴나 사임을 제안한 IMB의 권고를 받아들였다고 선교부는 전했다. 이에 따라 IMB가 전 세계에 파송한 선교사는 현 4700명에서 3700명으로 줄어들 예정이다. 1993년 수준으로 회귀인 셈이다.

IMB 회장인 데이비드 플랫(브룩힐스교회) 목사는 “우리의 현재 상태는 재정적으로나 조직적으로, 영적으로 매우 건강한 편”이라며 “선교사들은 이제 신실한 청지기로서 지속적 혁신과 사역의 탁월성, 헌신을 통해 복음을 접하지 못한 사람들에게 다가가야 한다”고 말했다.

‘래디컬’의 저자로도 유명한 플랫 목사는 2년 전 IMB 회장을 맡아 IMB의 외형과 새로운 선교 전략 입안 등 구조 변화를 주도했다. IMB는 2007년 5271명의 선교사와 2억8900만 달러(한화 3573억4800만원)의 예산으로 정점을 찍은 후 하향세로 접어들었다. 신임 선교사는 해마다 줄었고 금융위기로 교회의 헌금과 기부금이 줄었다. 예산도 대폭 감소해 지난해에는 1억6800만 달러(한화 2077억 3200만원)로 떨어졌다.

크리스채너티투데이에 따르면 IMB는 그동안 중앙 통제 방식으로 운영되면서 교회들의 헌금과 기부금만으로 선교비를 운용해왔다. 선교사들은 개인별 후원 활동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 선교사는 사례비로 월 평균 4300달러(531만원)를 받았으며 자녀교육비와 의료보험은 별도로 지급됐다.

남침례교단은 현재 4만 6449개의 교회가 소속돼 있으며 신자수는 1550만 명에 달한다. 2003년 1630만 명까지 성장한 이후엔 점점 감소해 13년간 80만 명이 줄었다. 이런 가운데서도 교회 수는 증가했지만 교인은 더 늘지 않았다. 2014년에만 20만 명의 신자가 감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남침례교단 내에서는 이번 감축을 충격 속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방만한 재정 구조와 선교회 시스템을 재편해 신속한 복음화를 추진할 수 있을 거란 기대에서다. 비즈니스와 이주민 분야 등으로 다각화 되는 세계 선교의 판도 변화에 발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거란 전망이다.

최근 IMB 인터넷 홈페이지에는 “하나님은 우리의 재정적 현실에 놀라지 않으신다”는 제목의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주님은 170년 이상 IMB를 다스리셨고 앞으로도 주권적 역사하심으로 인도하실 것이다. 하나님은 전 세계 선교현장에서 활동하는 모든 선교사들을 이끄실 것이다. 1000명의 선교사가 물러나는 것은 선교를 그만두는 것이 아니라 (선교의) 새로운 단계로 이동하는 것이다.”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