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 선거구는 어디… 강원서 서울 10배 ‘매머드 선거구’ 나와
입력 2016-02-28 21:50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산하 선거구획정위원회가 28일 제출한 선거구 획정안에 따라 선거구가 조정된 일부 지역에서 현역 의원 간의 불꽃 튀는 대결이 불가피해졌다.
획정안에 따라 의석이 1석 감소한 강원도에서는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의 지역구인 강원도 홍천군과 횡성군이 쪼개지면서 홍천군은 철원군·화천군·양구군·인제군과, 횡성군은 태백시·영월군·평창군·정선군과 각각 함께 묶이게 됐다.
이 지역은 각각 같은 당의 한기호 의원과 염동열 의원의 지역구로, 홍천 출신인 황 의원이 홍천이 속한 지역구로 출마할 경우 재선인 한 의원과의 공천 경쟁을 거쳐야만 한다. 황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획정안대로라면 내 지역구는 작고 한기호 의원 지역은 많으니 (지역 여론에서) 내가 불리하다고 본다”며 부담감을 드러냈다.
새누리당의 ‘텃밭’으로 불리는 경북에서도 선거구 통합으로 인해 당내 경쟁을 치러야 하는 곳이 2곳 나왔다. 경북 영주시와 경북 문경·예천이 통합되면서 새누리당 장윤석 의원과 이한성 의원 역시 공천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두 사람은 모두 검사 출신에 서울대 법대 선후배지간이다. ‘친박 실세’인 김재원 의원(경북 군위·의성·청송)과 김종태 의원(경북 상주)도 선거구 통합으로 인해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야당 의원들도 선거구 조정에 따른 부메랑에서 예외는 아니었다. 정호준 의원이 현역으로 있는 서울 중구는 성동갑, 성동을과 합쳐져 서울 중구성동구갑·을로 재편됐다. 성동갑을 지역구로 한 최재천 의원은 지난해 말 더민주 탈당과 함께 불출마를 선언했지만, 성동을을 지역구로 한 홍익표 의원은 총선 출마를 예고한 상태다.
전남에서도 고흥·보성과 장흥·강진·영암, 무안·신안군의 3개 선거구가 고흥·보성·장흥·강진과 영암·무안·신안 2개 선거구로 조정되면서 야당 의원 간 경합이 불가피해졌다. 이 지역에서는 더민주를 탈당해 국민의당으로 당적을 옮긴 황주홍 김승남 의원이 승부를 예고했다.
한편 획정안에 따라 새로 편성된 선거구 가운데는 서울 면적의 10배에 육박하는 ‘매머드급 선거구’가 탄생했다. 강원도에 새로 편성된 홍천·철원·화천·양구·인제 선거구는 총면적 5973㎢로 605.2㎢인 서울의 9.8배에 달한다. 또 전북 진안·무주·장수·임실 선거구의 경우 2775㎢로 서울 면적의 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관련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