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결국 美·中 힘겨루기 카드?

입력 2016-02-28 22:08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의 한반도 배치를 위한 한·미 공동실무단 협의가 언제 시작될지 오리무중이다. 한·미는 지난 23일 실무협의를 위한 약정을 체결할 예정이었지만 지금은 약정 체결 날짜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는 28일 “미국으로부터 아직 구체적인 얘기를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주한미군사령부가 “미 정부와 대화가 종결되지 않았다”며 여전히 확답을 주지 않고 있어서다. 게다가 워싱턴 당국은 이제 사드 배치를 공식 거론하는 것조차 꺼리는 분위기로 돌아서고 있다.

우리 국방부로선 당혹스러운 모습이 감지된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대한 한·미 공동 대응책 일환으로 ‘사드 배치 공식협의’를 제기했고, 그간 미국이 적극적으로 사드 배치 필요성을 제기했는데, 상황이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일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안 마련에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내 사드 배치를 강하게 밀어붙일 필요가 없어졌다. 국방부가 사드 배치 공식 협의를 시작한다고 발표한 게 공언(空言)이 돼가는 느낌을 지울 수 없게 됐다.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지난 26일 방한해 “사드는 외교 협상카드가 아니다”라고 천명했지만 결국 사드 배치는 미·중 간 힘겨루기에 활용된 카드였을 뿐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미·중이 합의한 안보리 대북 제재가 최종 통과할 때까지는 사드의 한반도 배치 논의 자체가 시작되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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