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폭 물갈이설’로 뒤숭숭해진 새누리당 대구·경북(TK) 지역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친박(친박근혜) 대 비박(비박근혜)’ 간 계파 갈등이 박근혜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TK 지역을 둘러싼 공천 혈투로 번지는 모양새다.
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은 26일 TK 민심에 대해 “‘너희들 쉽게 당선시켜 놨는데 뭘 했느냐’라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청와대가 개혁한다고 난리 법석인데 앞장선 사람이 누가 있는가’라는 것”이라고도 했다. 전날 “대구만 해도 (현역의원이) 12명인데 6명밖에 안 날아가겠느냐”고 했던 발언과 같은 맥락이었다.
TK 지역 총선 예비후보를 대상으로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실시된 면접에선 계파 간 팽팽한 신경전이 감지됐다. 하이라이트는 박근혜 대통령의 ‘배신의 정치’ 발언 이후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유승민 의원(대구 동을)과 ‘진박(진실한 친박근혜) 후보’로 불리는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의 면접이었다.
유 의원은 면접에서 지난해 4월 교섭단체 대표연설에 대한 질문을 받았다. 당시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며 박근혜정부의 정책을 비판한 데 대해서다. 유 의원은 면접 후 “제가 했던 연설은 우리 정강정책에 위배되는 게 전혀 없다”며 “거듭 몇 번이고 읽어보면서 확인했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이 전 청장은 박 대통령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TK 물갈이론에 대해선 “대구 시민들이 결정할 문제”라면서도 “데이터를 보니 물갈이론이 높게 나와 있다”고 했다. 다른 지역 면접은 15분 안팎 걸리는 데 비해 이들에 대해서는 40분 동안이나 진행됐다. 이후 대구 동갑에서 맞붙은 류성걸 의원과 정종섭 전 행정자치부 장관 등 ‘비박 대 진박’ 구도의 면접이 이어졌다.
이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이날 면접자들에 대해 “다 친박이라고 (주장)한다”며 “수상하게 여겨지는 사람도 있고 (친박이) 아닌 사람도 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의 ‘컷오프’와 관련, “친노(친노무현) 핵심은 하나도 자르지 않았다”고 깎아내리기도 했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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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26 2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