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 오리온과 원주 동부의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5전3승제)는 오리온 에런 헤인즈(35·199㎝)와 김주성(37·205㎝)의 활약 여부에 따라 승패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은 시즌 초 막강한 전력을 과시했다. 초반 13경기까지 12승1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단독 1위를 질주했다. 이 중심에 헤인즈가 있었다. 최고의 테크니션답게 코트 내외곽을 휘저으며 득점기계의 면모를 과시했다. 1, 2라운드 최우수선수(MVP)에도 뽑혔다. 하지만 지난 11월 15일 헤인즈는 전주 KCC와의 경기 도중 무릎을 다친 뒤 1개월 넘게 결장했다. 그러자 오리온의 순위는 급락했다. 오리온은 11경기에서 3승8패로 부진, 선두 자리를 울산 모비스에 내줬다. 헤인즈는 12월 15일 서울 SK 경기에서 복귀전을 치렀지만 또 다시 부상을 입어 이달 초까지 또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따라서 오리온은 헤인즈가 플레이오프에서 제 기량을 발휘한다면 낙승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헤인즈가 뛰면 수비가 분산돼 오리온의 전매특허인 외곽슛도 살아나기 때문이다. 오리온의 3점슛 성공률은 38.4%로 10개 구단 중 1위다. 오리온은 문태종(41·199㎝)과 허일영(31·195㎝)이라는 정상급 슈터를 보유하고 있다.
이에 맞선 동부는 김주성의 부활에 희망을 걸고 있다. 김주성은 그야말로 동부의 ‘기둥’이다. 김주성이 건재했던 시즌 중반까지는 3∼4위로 선두권을 위협했다. 그런데 김주성이 빠진 가운데 치른 16경기에서 4승12패로 부진, 순위가 6위까지 추락했다. 간신히 6강 플레이오프에 턱걸이했다.
김주성은 동부 공격과 수비의 핵이다. 경기를 읽는 시야와 노하우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수비에선 로드 벤슨(32·207㎝)과 웬델 맥키네스(28·192㎝)로 이어지는 ‘동부산성’의 핵심이다. 공격에서도 다양한 루트를 만들어내며 골밑뿐 아니라 두경민(25·184㎝), 허웅(23·185㎝)으로 구성된 외곽 공격에 도움을 준다. 특히 김주성은 젊은 선수들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외국인 선수 맥키네스 조차 “김주성이 있을 때는 플레이하기가 쉬웠다”며 “김주성이 돌아온다면 어느 팀이랑 붙어도 자신있다”고 말할 정도다. 동부는 올 시즌 김주성이 뛰었을 때 18승8패를 기록했다. 김주성은 정규리그 막판 두 경기에 출전해 예열을 마쳤다.
오리온도 김주성의 존재를 경계하고 있다. 추일승 감독은 “공수 양면에서 공헌도가 아주 높은 김주성이 아예 공을 잡지 못하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모규엽 기자 hirte@kmib.co.kr
[프로농구] 6강 PO 두 ‘기둥’ 싸움… 오리온 헤인즈 vs 동부 김주성
입력 2016-02-26 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