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19년 3·1독립운동 당시 조선에 대한 일본의 폭압통치 실상을 고발하고 우리 민족의 평화적·비폭력적 저항운동을 전 세계에 알린 미국 AP통신사 특파원 앨버트 테일러.
그는 1923년 서울 종로구 행촌동 사직터널 북쪽에 붉은 벽돌 가옥 ‘딜쿠샤’(국민일보 2015년 1월 9일자 11면 보도)를 건축해 1942년 일제에 의해 미국으로 추방될 때까지 아내와 함께 살았다. 딜쿠샤가 70년 만에 원형 복원돼 3·1독립운동 100주년인 2019년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된다. 딜쿠샤는 이상향, 희망의 궁전이라는 뜻의 힌두어다.
서울시는 기획재정부, 문화재청, 종로구와 ‘딜쿠샤의 보존·관리·활용을 위한 합의서’를 마련, 26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합의서 주요 내용은 딜쿠샤의 무단점유 상태 조기 해소, 국가 등록 문화재로 영구 보존, 딜쿠샤 주변 행촌권역의 성곽마을 조성을 통한 지역의 문화적·경제적 재생 추진 등이다.
딜쿠샤는 영국과 미국의 주택양식이 절충된 형태로 대지 462㎡, 총면적 623.76㎡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다. 현재 딜쿠샤에는 12가구 총 23명이 무단 거주하고 있다.
딜쿠샤는 장기 무단 점유로 인한 건물 내외부 변형·훼손으로 지난해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 판정을 받았다.
한편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인 제니퍼 테일러가 3·1절을 전후해 방한, 딜쿠샤와 합정동 ‘양화진외국인묘’를 방문할 계획이다. 앨버트 테일러는 1948년 6월 미국에서 사망했으며 ‘한국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을 남겼다. 제니퍼 테일러는 부모의 유품과 소장품 349점을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할 예정이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
‘딜쿠샤’ 70년 만에 원형 복원… 3·1운동 전 세계에 알린 테일러 가옥
입력 2016-02-26 20: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