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의 우여곡절과 갈등 끝에 제주 해군기지가 위용을 드러냈다. 정부는 황교안 국무총리 주관으로 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의 준공식을 26일 거행하고 기지를 본격 가동한다고 밝혔다. 이곳에 배치된 제7기동전단과 진해의 잠수함전대는 7600t급 이지스 구축함과 4400t급 구축함, 그리고 1200t급 잠수함을 갖추고 있다. 이로써 우리 해군은 대양으로 뻗어나가는 최남단 전초기지를 확보하게 됐다.
교역량의 99%를 해상교통로에 의존하는 우리나라의 남방 교역로를 보호하고 해양주권을 수호하는 것은 제주 해군기지의 소중한 임무가 아닐 수 없다. 부산 작전기지에서 이지스함이 출동해 이어도까지 가는데 13시간이 걸리는 반면 제주기지에서는 4시간이면 도착한다. 제주 해군기지가 군사적 기능과 해양자원 보호 기능을 동시에 잘 충족시킬 것으로 기대한다.
제주도 관광산업에 기여하는 것도 제주 해군기지의 중요한 역할이다. 최대 15만t급 초대형 국제 크루즈선 2척이 동시에 접안할 수 있는 터미널 시설 공사가 시작됐지만 해군기지 반대운동이 계속되면서 공사 진척이 부진하다. 대형 크루즈 유람선은 제주를 평화와 자유의 중심지로 부각시키고, 풍요로운 제주를 만드는 데 일조할 것이다. 1조원의 건설비와 사회적 비용을 헛되지 않게 하는 길은 제주 해군기지가 이 모든 목표에서 성공하게 만드는 것밖에 없다.
갈등의 불씨는 아직 남아 있다. 제주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과의 갈등의 골을 속히 메워야 한다. 지난 9년간 해군기지 반대 시위를 벌인 강정마을 주민과 활동가 700여명(연인원)이 연행됐으며, 이들에게 3억7000여만원의 벌금이 부과됐다. 정부와 제주도 및 해군은 마을주민에 대한 특별사면 방안과 지원 사업을 놓고 전향적으로 주민들과 대화하길 바란다.
[사설] 제주민군복합항 평화의 보루로 자리잡길
입력 2016-02-26 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