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탈당 결심 순간 오지 않기를”

입력 2016-02-26 00:53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이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갖던 중 손수건으로 눈물을 닦고 있다. 대구 북갑 예비후보로 뛰던 홍 의원은 전날 공천관리위원회의 '1차 컷오프'에 걸려 20대 총선 공천에서 배제됐다. 오른쪽 사진은 대구에서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김부겸 전 의원이 홍 의원에 대한 공천 배제 결정 취소를 요구하는 모습.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지도부’의 물갈이 공천이 본격화되면서 당내 반발도 점차 거세지고 있다.

야권 불모지 대구에 출마한 김부겸 전 의원은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중대 결심’을 언급했다. 대구에서 함께 총선을 준비하던 홍의락 의원을 공천 배제한 것에 대한 항의 차원이다. 김 전 의원은 “정무적 판단 없이 공천 여부를 정한다면 정치집단이 아니다”라고 했다.

김 전 의원은 “탈당하기 위해서라면 이렇게 올라오지 않았을 것”이라면서도 “이렇게는 출마해봤자 의미가 없다. 저도 탈당하는 결심의 순간이 오지 않게 해 달라”고 했다. 당내에서는 이번 컷오프가 선전하고 있는 김 전 의원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 나온다.

집단 반발 움직임도 감지된다. 이원욱 의원 등 일부 범주류 의원들은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이 진행되는 동안 공천 시스템의 부당함과 선거 전략 등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기 위한 연판장을 돌리기로 했다. 이 의원은 “문안 작성이 끝나는 대로 연판장을 돌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컷오프를 수용한 유인태 의원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자업자득인 걸 어쩌겠느냐”면서도 “대구에서 싸우는 사람을 자르지 않나, 전직 당 대표를 자르지 않나, (이게) 정치집단이 할 짓이냐”며 서운한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문희상 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비대위원장 때도 국회 회의에 꼭 참석했다. 의정활동을 어떻게 평가했다는 건지 모르겠다”며 “억울하지만 탈당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문 의원 측은 “(문 의원이) 탈당하면 따라오겠다는 의원이 10여명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도부는 ‘현역 달래기’에 나서기도 했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는 전날 서울 의원들과의 오찬에서 “현역을 무조건 떨어뜨리겠다는 게 아니다. 당선 가능성이 높다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관위원은 “단수 후보 지역의 현역은 심사 과정에서 그 점이 고려될 것”이라고 했다.

최승욱 기자 apples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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