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선발 비리 등으로 홍역을 앓고 있는 대한수영연맹이 노민상(사진) 전 국가대표 감독을 비롯한 관련자 4명을 해임했다.
수영연맹은 25일 경북 김천 실내수영장에서 긴급 이사회를 열어 이사 4명의 직위와 보직을 해임했다고 밝혔다. 해임된 이사들은 노 전 감독과 정모 전무이사, 이모 시설이사, 박모 총무이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영연맹 관계자는 “이번 비리와 관련해 검찰 조사를 받은 사람들은 일단 해임하기로 했다”며 “추후 비리가 확인되면 관련자 전원을 사법당국에 고발하고, 연맹에서 제명하겠다”고 말했다.
노 전 감독은 2008 베이징올림픽 남자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낸 ‘마린 보이’ 박태환의 스승이다. 지난해 도핑 파문으로 18개월간의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은 박태환은 훈련장을 찾지 못하다 ‘노민상 수영교실’에 일반인 자격으로 등록해 개인 훈련을 했다.
수영연맹 비리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부장검사 이원석)는 최근 노 감독을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검찰은 정 전무이사(구속)가 노 전 감독을 포함해 연맹 내 임원들로부터 금품을 상납 받은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노 전 감독은 소환조사를 받았지만, 최종 혐의가 밝혀진 것은 아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 대상은 맞지만 현재 참고인 신분이다. 피의자 전환 여부는 현재로는 얘기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수영연맹 임원들이 각종 이권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이사 자리에 임명되기 위해 정 전무이사에게 관행적으로 상납해 온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그는 지난 22일 박 총무이사로부터 “국가대표 선발에 자기 수영클럽 소속 선수들을 잘 봐 달라”는 청탁과 함께 1억여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다.
수영계 관계자는 “2014년 이전까지 수영 국가대표 선발은 연맹 소수 기득권층의 전유물이었다”며 “경영 종목도 최고 기록 보유자를 선발한다는 규정을 무시하고 ‘꿈나무를 키운다’는 등의 명분으로 기록과 관계없이 특정 선수를 선발하는 관행이 만연했다”고 털어놓았다.
수영연맹은 이사회에서 정귀섭 전 국군체육부대 경기대장을 연맹 전무이사 직무대행으로 선임해 사태 수습에 나섰다.
김태현 정현수 기자 taehyun@kmib.co.kr
‘박태환 스승’ 노민상 ‘뒷돈 비리’ 의혹
입력 2016-02-26 00: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