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강경’ 대북 제재 결의안 초안에 합의한 직후 한반도 문제 담당 고위 외교관을 잇달아 한국에 파견한다. 개성공단 가동 전면 중단,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 논의 등 잇단 강수를 던졌던 우리 정부와 결의안 내용을 조율하고 향후 대응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6∼27일 1박2일 일정으로 방한한다고 외교부가 25일 밝혔다. 러셀 차관보는 임성남 외교부 1차관을 예방하고 김홍균 외교부 차관보를 면담할 예정이다. 러셀 차관보는 이번 방한에서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등 양자·다자 차원의 제재 조치와 관련한 한·미 공조 방안을 협의한다. 또 지역과 글로벌 차원에서 양국 파트너십 강화 방안 등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보인다.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러셀 차관보 방한과 관련해 한·미 간 상당기간 전부터 얘기가 오갔다”면서 “러셀 차관보가 이 지역을 순차 방문 중이며 그 일환으로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6자회담 중국 측 수석대표인 우다웨이(武大偉) 중국 외교부 한반도사무특별대표가 오는 28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서울을 찾는다. 우 대표는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황준국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협의를 갖고 만찬을 함께한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의 예방도 검토 중이다. 외교부 방문 외에 다른 일정과 관련해선 현재 주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 대표가 한국을 찾는 건 2011년 4월 이후 5년 만이다. 황 본부장과 우 대표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인 지난달 14일 전화로 양자 협의를 가진 바 있다. 외교부는 “이번 협의에서 양측은 북한의 핵 도발에 대한 유엔 안보리 결의 등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대응과 북핵 등 한반도 정세 전반에 관해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우 대표는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기 직전인 지난 2일 방북한 내용도 우리 정부와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한·미와 중국이 갈등을 빚고 있는 사드 배치와 관련된 논의가 있을지 주목된다. 존 케리 미국 국무부 장관이 “북한 비핵화를 이룰 수 있다면 사드를 배치할 필요가 없다”고 말하면서 미묘한 기류 변화가 감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강력한 대북 제재에 동의한 만큼 한·미의 강경한 입장도 변화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美·中 고위급 잇단 방한… 사드 갈등 새 국면?
입력 2016-02-25 21: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