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5일 여의도 당사에서 실시한 부산·울산·경남 지역 총선후보 면접은 불꽃 튀는 신경전의 연속이었다.
경남 진주갑 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박대출 의원과 최구식 전 의원의 대결은 ‘남강혈투’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진주고 1년 선후배이자 언론계 선후배기도 한 두 사람은 각각 친박(친박근혜)과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된다. 최 전 의원은 지난 2012년 ‘디도스(DDoS) 사건’에 비서관이 연루된 데 책임을 지고 당을 떠났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당 최고위원회가 최 전 의원 복당을 결정하자 박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복당 철회’를 요구했고, 두 사람 사이는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면접장에서도 두 사람은 서로 아무 말도 나누지 않았다. 면접에 들어가기에 앞서 복도에서 기다리는 동안에도 박 의원은 후보자 4명 가운데 가장 왼쪽에, 최 전 의원은 가장 오른쪽에 각각 앉았다. 최 전 의원과의 갈등에 대해 묻자 박 의원은 “공은 공이고, 사는 사일 뿐”이라고 선을 그은 뒤 서둘러 당사를 떠났다.
이에 앞서 오전에는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긴 조경태 의원이 면접을 치러 눈길을 끌었다. 면접 5분 전에 도착한 조 의원은 ‘준비 많이 하셨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별 대답 없이 멋쩍은 웃음으로만 화답했다. 그는 “여당은 국민들과 국가의 안위를 책임지는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고 본다. 그런 자세로 면접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면접에선 3선의 조 의원이 여론조사 100%가 아닌 당원 30%, 여론조사 70% 경선방식을 수용할 의사가 있는지가 논란이 됐다. 조 의원은 면접 뒤 기자들과 만나 “중앙당에서 정해놓은 민주적 절차대로 진행하면 된다는 게 제 입장”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정훈 당 정책위원장(부산 남갑)과 정갑윤 국회 부의장(울산 중)을 비롯해 이주영(경남 창원 마산합포), 김희정(부산 연제갑) 등 현역 의원들도 면접을 치렀다.
이명박정부 시절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으로 ‘친박계 공천학살’을 주도했던 이방호 전 의원도 이날 경남 사천·남해·하동 예비후보로 면접을 치렀다.
새누리당은 인구비례 선거구획정 원칙에 따라 김무성 대표(부산 영도)나 유기준 의원(부산 서) 등 선거구 조정 지역 후보자들은 추후 면접하기로 했다. 26일에는 최대 관심지역 중 하나인 대구·경북(TK) 지역, 27일에는 단독 공천 신청 지역에 대한 면접 심사가 치러진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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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25 21: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