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부산·울산·경남 공천 면접] 박대출-최구식 ‘남강 혈투’… 서로 아무 말 안하고 냉랭

입력 2016-02-25 21:57
부산 사하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예비후보들이 25일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면접심사에 참석해 나란히 앉아 있다. 오른쪽부터 조경태 의원, 이호열 이용원 석동현 배관구 예비후보. 이병주 기자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가 25일 여의도 당사에서 실시한 부산·울산·경남 지역 총선후보 면접은 불꽃 튀는 신경전의 연속이었다.

경남 진주갑 후보 자리를 두고 경쟁 중인 박대출 의원과 최구식 전 의원의 대결은 ‘남강혈투’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관심을 모았다. 진주고 1년 선후배이자 언론계 선후배기도 한 두 사람은 각각 친박(친박근혜)과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된다. 최 전 의원은 지난 2012년 ‘디도스(DDoS) 사건’에 비서관이 연루된 데 책임을 지고 당을 떠났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당 최고위원회가 최 전 의원 복당을 결정하자 박 의원이 기자회견을 열어 ‘복당 철회’를 요구했고, 두 사람 사이는 멀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면접장에서도 두 사람은 서로 아무 말도 나누지 않았다. 면접에 들어가기에 앞서 복도에서 기다리는 동안에도 박 의원은 후보자 4명 가운데 가장 왼쪽에, 최 전 의원은 가장 오른쪽에 각각 앉았다. 최 전 의원과의 갈등에 대해 묻자 박 의원은 “공은 공이고, 사는 사일 뿐”이라고 선을 그은 뒤 서둘러 당사를 떠났다.

이에 앞서 오전에는 최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새누리당으로 당적을 옮긴 조경태 의원이 면접을 치러 눈길을 끌었다. 면접 5분 전에 도착한 조 의원은 ‘준비 많이 하셨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별 대답 없이 멋쩍은 웃음으로만 화답했다. 그는 “여당은 국민들과 국가의 안위를 책임지는 그런 모습을 보여줘야 된다고 본다. 그런 자세로 면접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면접에선 3선의 조 의원이 여론조사 100%가 아닌 당원 30%, 여론조사 70% 경선방식을 수용할 의사가 있는지가 논란이 됐다. 조 의원은 면접 뒤 기자들과 만나 “중앙당에서 정해놓은 민주적 절차대로 진행하면 된다는 게 제 입장”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김정훈 당 정책위원장(부산 남갑)과 정갑윤 국회 부의장(울산 중)을 비롯해 이주영(경남 창원 마산합포), 김희정(부산 연제갑) 등 현역 의원들도 면접을 치렀다.

이명박정부 시절 18대 총선에서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사무총장으로 ‘친박계 공천학살’을 주도했던 이방호 전 의원도 이날 경남 사천·남해·하동 예비후보로 면접을 치렀다.

새누리당은 인구비례 선거구획정 원칙에 따라 김무성 대표(부산 영도)나 유기준 의원(부산 서) 등 선거구 조정 지역 후보자들은 추후 면접하기로 했다. 26일에는 최대 관심지역 중 하나인 대구·경북(TK) 지역, 27일에는 단독 공천 신청 지역에 대한 면접 심사가 치러진다.

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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