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에서 현역 의원 물갈이 태풍과 후폭풍이 동시다발적으로 휘몰아치고 있다.
더민주는 25일 광주 서을과 북갑 등 2곳에서 전략공천을 추진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북갑은 더민주 3선인 강기정 의원의 지역구로, 전략공천 지역 선정은 공천 자동 배제를 뜻한다. ‘문재인표’ 공천심사 배제(컷오프) 후폭풍이 채 잠잠해지기도 전에 ‘김종인표’ 공천 태풍이 시작된 셈이다.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은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광주 서을과 북갑 2곳을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정하도록 당 전략공천위원회에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종인 비대위 대표가 전략공천으로 현역 물갈이에 나선 것이다. 광주 북갑에서 3선을 한 강 의원은 486 운동권 출신의 주류·강경파로 분류된다. 이에 따라 김 대표가 본격적인 ‘운동권 정치’ 청산에 나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여기에다 광주 서을은 국민의당 천정배 공동대표의 지역구다. 더민주가 천 공동대표를 꺾기 위해 일종의 ‘자객 공천’을 기획하고 있다는 얘기다. 더민주는 이날부터 4월 총선 지역구 공천 신청자에 대한 면접에도 돌입했다.
1차 컷오프 대상 의원들의 반발은 이어졌다. 비례대표 홍의락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이 대구를 버렸다”며 탈당을 선언하고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비례대표인 홍 의원은 20대 총선에 대구 북을 지역 출마를 준비해 왔다.
대구에서 총선에 출마하는 김부겸 전 의원도 홍 의원 구제를 요청하며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중대 결심’을 하겠다고 밝혔다. 탈당 가능성까지 열어뒀다는 평가다.
김 전 의원은 국회 기자회견에서 “저는 홍 의원에 대한 당의 판단에 동의할 수 없다. 당 지도부가 직접 홍 의원의 복당을 요청해 달라”며 “이 요청이 수용될 때까지 저는 홍 의원 곁에 서 있겠다. 홍 의원 배제는 곧 대구 배제나 다름없음을 다시 유념해 달라”고 했다.
전정희 의원(전북 익산을)도 컷오프 이의신청서를 내고 “영입인사 전략공천을 위해 성실한 의정활동을 벌인 초선 여성 의원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했다는 의혹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반발했다. 전 의원이 지목한 영입인사는 문재인 전 대표 시절 입당한 김병관 비대위원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 의원은 “저 역시 당 전략공천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저도 모르는 가운데 저의 지역구에 전략공천에 대한 여론조사를 했다는 것은 철저하게 현역 의원을 무시한 행태”라고 했다. 더민주에서 컷오프된 송호창 의원은 국민의당 합류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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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6-02-25 22: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