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업 첫 파산위기 ‘오투리조트’ 살아났다

입력 2016-02-25 22:29
오투리조트가 매각 시도 3수 끝에 새로운 주인을 찾게 됐다. 태백시는 그동안 지역발전에 발목을 잡았던 오투에 대한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게 됐다. 태백시 제공

공기업 최초로 기업회생 절차가 진행된 오투리조트가 매각에 성공, 기사회생하게 됐다.

강원도 태백시는 25일 서울중앙지법의 최종인가로 부영그룹의 오투리조트 인수가 확정됐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파산부는 이날 오투리조트 회생계획안 협의를 위한 관계인 집회를 열고 부영그룹의 오투리조트 인수를 확정했다. 오투리조트는 2차례에 걸쳐 매각을 시도했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업체가 자금증빙을 하지 못하면서 무산된 바 있다.

앞서 부영그룹과 태백관광개발공사는 지난 2월 투자계약을 체결했으며 지난 20일에는 우선협상대상자인 부영주택이 리조트 인수대금 800억원을 완납했다.

이날 관계인 집회에서는 채무자와 회생채권자, 회생 담보권자, 주주, 회생을 위해 채무를 부담하거나 담보를 제공하는 자 등이 참석, 리조트 회생계획안을 협의했다.

부영그룹은 오투리조트 시설을 활용해 골프와 스키, 휴양시설이 어우러진 레저타운을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매각으로 오투리조트는 ‘지자체의 무리한 사업 추진이 재정에 막대한 피해를 초래한다’는 교훈과 엄청난 빚을 남긴 채 민간기업으로 새 출발을 하게 됐다.

시는 폐광지역 경기를 살리기 위해 2001년 지방공기업인 태백관광공사를 설립해 황지동 서학골 일대 583만3000㎡ 부지에 스키장과 골프장, 콘도, 유스호스텔 등을 갖춘 오투리조트를 2009년 10월 준공했다.

이 리조트에는 시 출자액 651억원을 포함해 4400억원 가량의 사업비가 투입됐지만 면밀한 사업 타당성 분석 없이 사업을 추진하면서 심각한 운영난에 빠졌다. 정부는 2010년 3월 오투리조트의 경영회복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하고 민영화를 권고했다.

2014년 경영부실로 인해 부채가 3641억원에 달하면서 공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기업회생절차를 밟는 처지에 놓였다.

특히 시는 2014년 6월 오투리조트의 기업회생 신청에 따라 농협부채 지급 보증액 1823억원 가운데 1307억원의 보증 채무를 떠안으면서 정부로부터 ‘주의 등급’ 판정을 받기도 했다.

리조트의 매각이 결정됐지만 시는 농협부채 지급 보증액 1307억원 가운데 이미 갚은 310억원을 제외한 997억원은 모두 상환해야 한다. 이는 올해 시의 전체 예산 3111억원의 3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김연식 태백시장은 “오투리조트의 매각을 계기로 기업과 지역이 상생 발전하는 전략을 모색해 나가겠다”며 “그동안 어려운 과정에서도 시를 믿고 격려해 준 시민들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태백=서승진 기자 sjse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