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은 25일 이재용(사진) 삼성전자 부회장이 2000억원 규모의 삼성물산 주식과 302억원 규모의 삼성엔지니어링 자사주를 취득했다고 밝혔다. 삼성SDI와 삼성엔지니어링은 특수관계인에 대한 주식처분 사실을 공시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SDI가 매각을 추진하는 삼성물산 주식 500만주 중 130만5000주(2000억원 상당)에 대한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이날 유가증권시장 마감 후 지분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 부회장은 이번 주식 매매계약 거래 전 삼성물산 지분 16.5%를 보유하고 있었으며, 계약 후 17.2%로 지분율이 상승한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해 12월 ‘합병 관련 신규 순환출자 금지 제도’에 대한 가이드라인에 따라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 500만주(2.6%)를 올해 3월 1일 안에 처분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삼성그룹이 제일모직과 옛 삼성물산을 합병하는 과정에서 일부 순환출자가 강화돼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삼성SDI는 이 부회장이 인수한 주식을 제외한 나머지 삼성물산 지분은 이날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에게 매각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공익재단은 블록딜에 참여해 3000억원 규모의 삼성물산 지분을 매입했다. 사실상 매각되는 삼성물산 주식의 3분의 2 정도를 이 부회장과 삼성그룹 계열사가 다시 사들인 셈이다. 이번 매각으로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율은 4.8%에서 2.2%로 줄어든다.
이 부회장은 또 삼성엔지니어링과 매매 계약을 체결하고 삼성엔지니어링이 보유한 자사주 302만4038주(302억원 규모)를 인수했다. 이 부회장은 향후 약 700억원 규모의 삼성엔지니어링 주식을 별도의 방법으로 추가 취득할 계획이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
이재용 부회장, 삼성물산·엔지니어링株 취득
입력 2016-02-25 20:25 수정 2016-02-25 21: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