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성(70·사진) 전 계원예술대 교수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장에 임명됐다. 출판계는 초대 이재호 원장에 이어 또 다시 출판산업을 모르는 인물이 임명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25일 이 전 교수를 제2대 출판진흥원장에 임명하고, “이 신임 원장은 도서출판 장왕사 상무, 계원예대 출판디자인과 교수, 한국전자출판학회장 등을 역임한 전자출판 전문가”라고 소개했다.
그러나 출판계에서는 출판사를 떠난 지 20년이 넘었고, 출판학계에서의 활동도 전자출판 분야에 국한돼 있으며, 출판 현장과 산업을 모른다는 점 등을 거론하면서 “진흥원을 바로 세우고 출판의 위기를 타개해야 한다는 출판인들의 기대를 문체부가 또 다시 배반했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주요 단행본 출판사들의 모임인 한국출판인회의는 전날 성명서를 내고 “이 전 교수는 정년퇴임한 지 오래된 사람으로서 출판계에 아무 도움도 되지 않을 사람임에도 어느 단체의 추천도 없이, 오로지 누군지 알 수 없는 ‘윗선에서 권유를 받아’ 진흥원장 후보로 지원했다”며 “출판업계 전체를 조망할 능력과 경험을 갖추지 못한, 공무원과 진흥원 말을 잘 들을 사람을 임명하려는 의도에 맞는 사람”이라고 비판했다.
한기호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도 “지금 출판산업이 위기이고 진흥원이 해야 할 일이 많다”며 “전문성을 갖춘 젊고 의욕적인 원장이 필요한데 학교에만 있던 나이 든 사람이 와서 무얼 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출판계는 지난 2012년 초대 진흥원장에 신문기자 출신인 이재호씨가 임명되자 “낙하산 인사”라고 비판하면서 장기간 장외집회와 1인 시위를 벌였다. 또 지난해 7월로 이 원장의 임기가 만료된 뒤에는 후임 원장을 조속히 선임하라고 촉구해 왔다.
문체부는 지난달 신임 출판진흥원장 공모 절차를 시작해 면접 등을 거쳐 이 전 교수를 포함한 3명을 진흥원장 후보로 추천했으며, 문체부 장관이 최종 임명했다. 출판진흥원장 임기는 3년이다.
김남중 기자 njkim@kmib.co.kr
출판진흥원장 또 ‘낙하산’ 논란… 이기성 前 계원예대 교수 임명
입력 2016-02-25 19: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