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최대 신학교인 캘리포니아주 풀러신학교(총장 마크 레버튼)가 최근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인 과정의 통합, 캠퍼스의 폐쇄와 축소, 비즈니스모델 개발 등 구체적인 조치가 나오고 있다. 풀러신학교는 수년 전부터 신학생 감소와 재정 위기설이 돌았다. 26일 풀러신학교에 따르면 다음 달 25일 기존의 한국어 과정인 목회학 박사과정(D.Min.)과 선교대학원 한국학부 프로그램(KSSISP)을 통합해 ‘뉴 코리안 센터(New Korean Center)’를 시작한다.
학교 측이 국민일보에 보내온 보도자료에 따르면 뉴 코리안 센터는 전 세계에 흩어진 한인교회의 미래를 모색하는 일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센터 출범 이전에 발표한다. 센터 원장에는 안건상 박사가 임명됐다. 안 박사는 선교사로 아프리카 에리트레아와 에티오피아의 신학교 교수로 활동했다. 이후 풀러신학교에서 성경과 선교학 교수로 사역했다. 기존의 5개 학위 프로그램(MA, ThM, DMin GM, KDMin, DMiss)에 대해서는 그대로 유지한다는 입장이다.
학교 측은 “학위는 동일하게 유지되고 현재 과정에서 공부를 지속해 나가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며 “뉴 코리안 센터의 설립은 여러 해에 걸친 심도 있는 검토와 계획을 거친 결과”라고 밝혔다. 학교는 지난해 8월 구체적인 이행 팀을 구성하고 구조 변화 과정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통합으로 기존 2개 한국어 과정에서 총 6명의 직원과 교수들이 해고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인 사이에선 ‘그동안 영어권 선교대학원에 비해 큰 수익을 안겨준 한국어 프로그램에 대해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는 분위기가 역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에는 목회학 박사과정 모집을 담당하던 서울 사무소가 폐쇄되면서 구조조정 분위기가 감지되기도 했었다.
또 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그동안 한국어 과정은 영어권과 비슷하게 학생 감소가 뚜렷했다. 그동안 미 정부가 신학교 유학생이나 종교인에 대한 비자 발급을 억제한 데다 미국의 신학교를 졸업한다 해도 과거에 비해 갈 곳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강화된 비자 정책은 풀러신학교뿐 아니라 한국인 유학생이 많이 가는 미국 내 신학교에도 여파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풀러신학교는 현재 운영 중인 7개 캠퍼스 중 2개에 대해서도 구조조정을 단행키로 했다. 새크라멘토 캠퍼스는 오는 6월 말까지 완전 폐쇄키로 결정했으며 콜로라도 캠퍼스는 행정 기능만 유지할 예정이라고 최근 마크 레버튼 총장이 졸업생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밝혔다.
학교는 비즈니스 모델도 개발키로 했다. 레버튼 총장은 “작금의 미국 신학교가 직면하고 있는 역사적 변화는 재정적 도전을 던지고 있다”며 “학교는 다양한 분야에서 비즈니스 모델을 발전시킬 전문가를 모으고 있다”고 덧붙였다.
풀러신학교는 1947년 저명한 라디오 복음전도자인 찰스 풀러와 보스턴의 한 교회 목회자였던 해롤드 오켄가에 의해 설립됐다. 그동안 목회자와 선교사, 학자, 전문 복음사역자들을 배출했다. 한국어 과정 목회학 박사과정은 95년 김세윤 교수를 중심으로 설립돼 지금까지 1500여명의 한인 목회자들이 입학했다. 현재 800여명의 한인 신학생이 재학 중이다. 북미신학교협의회(ATS)가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풀러신학교 전체 학생 수는 총 3258명으로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다.
신상목 기자
[뉴스&이슈] 미국 최대 풀러신학교 구조 조정 왜?
입력 2016-02-26 21:07 수정 2016-02-27 00: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