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모터쇼서 아이오닉 3형제 공개… ‘친환경’ 가속페달 밟는 현대차

입력 2016-02-25 20:27



현대차가 다음달 1일부터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리는 ‘2016 제네바 국제 모터쇼’에 친환경차 전용 모델인 ‘아이오닉(IONIQ)’ 3종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고 25일 밝혔다. 1월부터 국내에 출시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HEV)’에다 ‘아이오닉 전기차(EV)’와 ‘아이오닉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추가했다. 친환경 3종 세트다. 기아차도 제네바 모터쇼에 다음 달 국내 출시 예정인 하이브리드 전용 소형 SUV ‘니로(Niro)’와 신형 K5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를 공개한다. 올해 유럽시장을 공략하는 현대·기아차의 핵심전략이 친환경차인 셈이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직접 제네바로 날아가 세계 친환경차 흐름을 살펴볼 예정이다.

현대·기아차가 친환경차 개발에 가속페달을 밟는 것은 친환경차가 미래를 위한 대체 불가능한 선택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지난 1월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 “친환경차 개발은 미래 생존을 위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고 말했다.

사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하이브리드차 등 친환경차 판매는 신통치 않았다. 전 세계적인 저유가 기조가 계속된 탓이다. 미국과 유럽, 일본 등에서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이 줄었다. 미국 하이브리드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14.9% 줄었고, 유럽은 5.2%, 일본도 3.4% 감소했다. 현대차가 야심차게 출시한 아이오닉의 국내 판매량도 기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다. 아이오닉은 올해 내수 1만5000대 판매가 목표지만, 1월 첫 달 판매량은 493대에 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부문은 계속 성장 중이다. 2011년 3만607대였던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판매는 지난해 7만3746대로 2배 이상 늘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IHS의 자료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친환경차 판매량은 2014년 도요타, 혼다, 르노·닛산, 포드에 이어 5위였으나 지난해 11월 말 기준 포드를 제치고 4위에 올라섰다.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은 올해 250만대 이상, 2020년에는 6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 세계적 환경 규제는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다. 우리 정부는 2020년까지 자동차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을 97g/㎞, 연비 기준을 24.3㎞/ℓ로 강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연비 기준이 5년 뒤면 현재보다 43%나 강화되는 것으로, 현재 국내에 출시된 자동차 중 연비가 24.3㎞/ℓ에 달하는 차량은 없다. 2020년까지 미국은 평균연비를 23% 강화하고, 유럽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27% 줄일 것을 규정했으며, 이를 위반하면 벌금을 매기도록 규제를 강화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환경규제 기준이 매년 4∼5%씩 강화되고 있고, 이를 맞추지 못하는 자동차업체는 도태될 수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2020년까지 22개 친환경차 라인업’이라는 목표를 ‘26개 이상 친환경차 라인업’으로 상향 조정했다.

남도영 기자 dy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