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發 물갈이… 국민의당 이삭줍기 촉각,‘1차 컷오프’ 야권 전체 술렁

입력 2016-02-24 22:22 수정 2016-02-25 00:40
국민의당은 더불어민주당이 24일 ‘1차 컷오프’ 결과를 내놓자 해당 의원의 거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공천 탈락을 통보받은 더민주 의원 일부가 국민의당에 합류할 경우 원내교섭단체(국회의원 20인 이상) 구성은 물론 야권 주도권을 둘러싼 더민주와의 대결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더민주는 향후 ‘2차 컷오프’ 발표도 예고하고 있어 그 결과에 따라 총선 구도가 완전히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차 컷오프에도 야권 전체 술렁=정치권에서는 이번 더민주발(發) 물갈이가 야권 재편의 신호탄이란 분석이 나온다. 비록 1차 컷오프 규모가 10명 수준으로 크지 않았으나 앞으로 3선 이상 중진 의원 50%와 재선 이하 의원 30%가 ‘2차 컷오프’ 대상으로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이번 공천 탈락자의 행보는 다음 컷오프 의원의 나침반이 될 것이란 해석도 나와 이들의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이미 공천 탈락자 다수가 이의제기를 신청한 만큼 ‘컷오프 불복’도 예측 가능한 상황이다. 더민주 핵심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공천에서 떨어진 의원이 탈당할 가능성도 있다”며 “당 밖에 신당 세력이 있으니까 사실 부담스럽다”고 했다. 예전에는 탈당을 위해 무소속을 각오해야 했지만 이번에는 국민의당이란 선택지가 있어 공천 탈락자가 당을 떠나기 훨씬 수월하다는 뜻이다.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칩거 중인 더민주 손학규 전 상임고문은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창작과 비평’ 창간 50주년 축하모임 축사를 통해 “정말 우리 정치의 판을 새롭게 짜서 국민에게 새 희망을 줘야 한다”며 야권 재편 필요성을 역설했다.

◇국민의당, 대규모 ‘이삭줍기’ 가능할까=국민의당도 고심에 빠지긴 마찬가지다. 컷오프 된 더민주 현역 의원 영입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들을 다수 받아들일 경우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지만 자칫 ‘이삭줍기’란 비판과 함께 ‘공천 탈락자나 받는 정당’이라는 여론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이번 컷오프 대상 중 국민의당행이 점쳐지는 의원은 송호창·전정희 의원이다. 특히 2012년 대선 때 안철수캠프에서 활동한 송 의원은 국민의당 창당 과정에서 더민주 잔류를 선택했지만 아직까지도 안 의원과 가까운 인사로 손꼽힌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송 의원이 한달 전쯤 합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 의원은 국민의당이 강세를 보이는 전라북도가 지역구인 데다가 국민의당 소속 의원들이 더민주 시절 활동했던 ‘민주당 집권을 위한 모임’ 출신이라 탈당 가능성이 높게 쳐진다.

이런 기류를 의식한 듯 국민의당은 더민주의 컷오프를 비판하면서 공천 탈락자를 아우르는 태도를 보였다. 김정현 대변인은 구두 논평에서 “(더민주의 컷오프가) 억지로 짜 맞춘 느낌이다. 이런 식의 평가와 잘라내기가 우리 정당 정치 발전에 무슨 도움이 될지 강한 의문이 든다”고 비판했다.

당내에서는 일단 관망세가 우세하다. 충분히 여론을 지켜본 뒤 옥석을 가려내야 한다는 것이다. 문병호 의원은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누가 보더라도 객관적으로 ‘저 의원은 의정활동을 잘했고, 계파 패권에 의해 희생된 것 아니냐’고 평가받는 사람은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고승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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